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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포커스]"예고된 이변 연출!"

입력 | 2002-10-09 15:11:00


부산아시안게임 정구에서 7개의 금메달을 모두 쓸어간 한국의 놀라운 선전은 사실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협회 임직원과 선수, 코칭스태프가 삼위일체가 돼 오직 한 가지 목표만을 위해 정진한 데 따른 달콤한 열매라는 평가다.

같은 날 열린 '인기 종목' 테니스 남자단체전 결승에서 한국이 코칭스태프와 선수간 불협 화음에다 협회의 무능한 행정까지 겹쳐 어이없이 패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금메달 4개가 걸려있던 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낸 이후 각종 국제대회에서 줄곧 일본에 밀려왔던 한국은 홈에서 열린 이번 대회를 일본 타도의 호기로 여기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러나 동호인수 600만명 대 3만명.

정구 종주국 일본과는 역사와 저변에서 상대가 안되는 여건이지만 대한체육회 산하 50개 경기단체 중 가장 적은 예산(3억5천만원)으로 근근히 꾸려가는 대한정구협회는 이미 5개월 전부터 대표팀을 소집, 문경에서 합숙훈련을 시작했다.

지옥같은 체력 훈련을 거쳐 전술 훈련, 개인 훈련 등이 쉴 새 없이 이어졌지만 막내 삼촌같은 감독 밑에서 친형제같은 동료들과 가족같은 분위기속에서 하는 훈련이 고되지만은 않았다.

게다가 이미 두달 전 부산에 내려와 사직정구장에서 코트 적응 훈련을 하는 등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박상하 회장을 포함한 협회 임원들도 선수단 지원을 위해 긴급 모금을 해 3천400만원의 훈련 지원비도 내놓는 등 없는 살림이지만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일본통'인 주남식 협회 사무국장은 일찌감치 일본 대표선수들의 경기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입수해 선수단에 전달했고 주인식 남자감독과 조경수 여자감독은 이를 바탕으로 철저한 대비책을 세운 것도 큰 힘이 됐다.

또 대회 기간 한국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동호인들은 원정 응원을 와 관중석의 빈 자리를 채웠다.

일본 선수단 역시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 5개를 자신하고 나섰지만 이처럼 한마음으로 뭉친 한국의 힘에 밀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