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은 가택연금 상태에서 6일째 조사중인 양빈(楊斌) 북한 신의주 특별행정구 장관의 자진 사임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이날 "중국은 북한의 국가적 자존심과 양국 관계를 고려해 양 장관을 해임시키기보다는 스스로 특구 장관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일부에서 알려진 것처럼 북한과 중국이 양 장관의 해임 등 그의 신변 문제에 대해 합의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양측 모두 이 문제를 먼저 언급하는 것을 부담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양 장관의 해임 문제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결재 사항"이라면서 "북한이 이번 사태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는 만큼 그의 해임 문제를 중국측과 협의했다는 것은 다소 성급한 관측"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과 중국이 당정(黨政) 채널을 가동해 양 장관 문제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정상적인 협의'를 진행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양측의 차관급 고위 인사들이 서로 왕래하거나 접촉을 가졌다는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아직까지는 양측 모두 이 문제를 원칙적인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어우야(歐亞)그룹은 8일 본사가 있는 네델란드 바세나르에서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당국이 양빈 어우야그룹 회장을 체포한 것은 향후 투자감소를 우려한 중국의 우려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사태는 오히려 우리 그룹의 중국내 투자를 감소시키는 원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유감을 나타냈다.
어우야그룹은 "신의주 특구 개발은 북한에게 있어 중요한 사안일 뿐 아니라 전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큰 기여를 하는 것"이라며 "국제 사회는 이 계획을 성공시켜야 할 책임이 있으며 우리는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국제사회에 양빈 회장의 석방을 위해 함께 노력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