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PIC에서 즐기는 포인트 브레이크. -사이판〓조성하기자
《2000년 동남아의 한 나라에서 있었던 일. 단체여행객이 쇼핑을 거부하자 현지 가이드가 손님을 두고 사라졌다. 단체 패키지상품으로 해외여행 다녀온 사람들은 한번쯤 현지 가이드로부터 강제쇼핑 바가지옵션 날치기관광 등 ‘봉변’을 당해 봤을 것이다. 그 때마다 다시는 패키지관광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나 홀로’ 여행이 어디 쉬운가. 어디로 갈 것인지, 어떻게 갈 것인지, 호텔이며 항공예약, 현지 관광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든 게 막막하다. 그래도 자유여행자(FIT·Frequently Independent Traveler)는 모든 여행자의 꿈이자 화두. 내가 계획하고 내 취향대로 자유롭게 즐기는 나만의 여행. 시작이 어렵지 일단 해 보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FIT가 되고픈 여행자를 위해 오늘부터 ‘자유여행 A to Z’를 연재한다. 지난 8년 간 북한부터 타히티(프렌치 폴리네시아)까지 전 세계 300여 곳을 취재하며 얻은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준비한 ‘나만의 여행 만들기’다. 여행지 선정부터 항공 및 호텔예약 현지관광 호텔이용 요령까지 여행의 준비 및 실행 전 과정을 15단계로 나누어 매주 한 편씩 연재한다.》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고. 여행은 모든 이의 바램. 그런데 여행은 세 가지 조건을 갖춰져야 할 수 있다. 시간과 돈, 그리고 건강. 몸은 팔팔한데 돈이나 시간이 없으면, 돈도 시간도 있는데 몸이 따라주지 못하면 글쎄…. 이 조건을 두루 다 갖추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주어진 여건대로 즐길 수밖에. 배낭여행이 20대, 크루즈가 장년층의 전유물이 된 것도 이 때문.
연봉 8000만 원대 중소기업체 이사 한 모씨. 해마다 가족(부인과 초 중학교 아들 둘)여행을 떠난다. 미국유학파에다 온가족이 3년 간 미국에 산 덕에 언어장벽이 없다. 그러니 여행지는 전 세계. 그런 한씨에게도 걱정거리가 있다. 바로 ‘안전’. 여행 시 최우선 고려사항은 ‘가족의 안전’이기 때문이다.
올 여름은 호주 멜버른 근방의 스키장 폴스크릭에서 휴가를 보냈다. 스톱오버(항공기를 갈아타기 위해 숙박하는 것)한 싱가포르에서도 ‘넘어진 김에 쉬어 가는 격’으로 사흘 간 관광을 했다.
두 도시 모두 안전 면에서는 무 결점 관광지. 폴스크릭 역시 산세가 험하지 않고 기후가 좋아 골랐단다. 안전한 여행. 여행의 지상과제 아닐까.
베트남 여행 중에 당한 일이다. 호치민 시티 중심 가의 한 시장 길을 걷다가 자전거를 밀고 오는 한 무리의 아이들과 마주쳤다. 자전거를 행인들 사이로 밀어붙이며 기자의 발을 밟는 아이들과 잠시 승강이를 벌였다. 청바지 앞 주머니의 지갑이 사라진 사실을 안 것은 한참 후였다. 신용카드는 물론 현금까지 몽땅 날렸다.
파리에서 만난 한 일본여행자의 말. 러시아 여행 중 호텔 객실에 두고 나온 여권과 여러 가지 선물을 몽땅 도둑맞았단다. 호텔 직원의 소행으로 짐작됐지만 적당히 얼버무리려는 호텔측 태도에 질려 찾는 것은 포기하고 주재국 일본영사관에 찾아가 여행증명서 발급 신청하고 신용카드 취소 및 재발급을 위해 동분서주했단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외국인 여행자에게 현지 경찰은 도무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얻는 교훈. 치안이 안정된 곳에서만 여행의 즐거움은 보장된다는 것.
미국의 카지노타운 라스 베이거스. 지금도 많은 사람이 기자에게 묻는다. 마피아가 들끓는 범죄의 소굴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스트립(카지노 신시가)이나 다운타운(카지노 구시가)은 세상 어느 관광지보다 안전하다. 카지노마다 사설경비원(Security guard)이 지키고 자전거 경찰이 24시간 순찰을 돈다. 사설경비와 경찰의 공조체제도 예술의 경지다. 한동안 우리 경찰청의 총경이상 간부 연수단이 이 시스템를 보려고 매년 견학을 갈 정도였다.
가족여행의 경우 안전은 지상명제다. FIT로 첫 가족여행을 떠난다면 괌이나 사이판 같은 섬 리조트를 적극 권한다. PIC(Pacific Island Club) 같은 테마 파크 형태의 리조트가 가장 확실한 선택이다.
우선 리조트 섬은 치안상태가 좋은데다 체류 기간동안 외부로 나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 리조트의 모든 시설에는 클럽 메이트(안전 및 유흥을 제공하는 직원)가 배치돼 있어 초등학생 정도면 온종일 부모가 돌보지 않아도 안전하다.
어떤 곳이 안전한지, 어떤 곳을 피해야 할지는 여행지 선택 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체크리스트 항목이다. 치안정도, 풍토·전염병, 테러위협 등에 관한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구할 수 있다.
위의 표는 여행지 선정에 앞서 현지정보를 얻기 위해 한 번쯤 들러 볼 만한 웹사이트다. 철저한 준비만이 즐겁고 안전한 여행을 보장한다.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안전한 여행 안내 국내외 사이트
정보 제공처
홈페이지 주소
한글
한국 외교통상부
http://www.mofat.go.kr
한국건강관리협회
http://www.kah.or.kr
영어
미국 국무부
http://travel.state.gov
미국 중앙정보국
http://www.odci.gov
Abe’s Travel Safety Guide
http://www.travel-safety-and-health.com
California Driving Survival
http://www.caldr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