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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파이낸셜타임스 “국가개입 늘수록 노벨賞 못탄다”

입력 | 2002-10-10 17:50:00


‘국가의 개입과 노벨상 수상은 반비례한다.’

국가 개입과 관료주의를 철저히 배격하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환경이 천재를 길러낸다고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노벨상, 특히 과학분야의 수상자 중 유독 미국의 일부 연구기관 출신이 많고 유럽이 몰락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과학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는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출신이 109명이었던 반면 미국은 고작 13명이었다. 그러나 1969년 이후에는 미국 158명, 유럽 85명으로 역전됐다.

독일의 경우 나치정권 아래에서 이데올로기가 대학을 지배하고 유대인 인재들이 대거 탈출하자 노벨상 수상이 뜸해졌으며 그 추세는 지금도 여전하다. 프랑스도 국가지원의 연구가 늘어난 후 노벨상 수상자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 신문은 ‘관료주의와 천재는 섞일 수가 없다’고 단언한다. 엘리트주의를 배격하고 합의도출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관료주의 환경에서 독창적 연구가 나올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회적 엘리트주의와 학문활동에서의 엘리트주의를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당연히 독립적 연구풍토가 천재를 배출한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의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하는 대학의 연구소는 독립성을 가지면서 경영인 출신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기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연구소들이 노벨상 수상이 부진한 데 비해 예외적으로 모기업과 별도로 독립적인 연구활동을 하는 벨랩(Bel Lab) 연구소의 명성은 독립성의 법칙을 입증해준다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