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집값과 땅값이 급등하는 곳은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양도소득세율이 최고 51%로 오른다.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과세기준도 기준시가나 공시지가가 아닌 실(實)거래가로 바뀌어 세금 부담이 2, 3배로 늘어난다.
또 시가가 6억원이 넘는 전국의 모든 아파트와 단독주택은 1가구 1주택이라도 6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정부는 11일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주재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부동산시장 안정 △증시안정 △가계대출 증가억제 대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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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투기과열지구와 토지거래허가구역과는 별도로 ‘투기지역’제도를 내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 해당지역 주택과 토지의 양도세 부과기준이 기준시가(실거래가의 70∼80%)와 개별공시지가(실거래가의 60∼70%)에서 실거래가격으로 바뀐다. 또 최고 15%포인트의 탄력세율이 적용돼 9∼36%의 양도세율이 24∼51%로 높아질 수 있다.
정부는 6억원이 넘는 아파트와 단독주택은 면적에 관계없이 ‘고가(高價)주택’으로 분류해 기준시가가 아닌 실거래가격으로 양도세를 물릴 계획이다. 고가주택으로 분류되면 1가구1주택이라도 6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내야 한다.
6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이 서울에만 6만5000여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추산한다.
땅값 과열을 막기 위해 현재 수도권의 개발제한구역과 판교에 국한돼 있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수도권의 김포 파주 화성 용인 등과 제주 북제주군이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증시안정 대책과 관련해서는 원금보전형 투자상품인 ‘주가(株價)연계채권’을 올해 안에 내놓고, 이달 말까지 기업연금법 정부안을 확정해 내년 2월까지 국회에 내기로 했다.
주가연계채권 등을 통해 원금보전형 상품을 도입하고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랩어카운트)가 직접 주식투자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또 가계대출 급증을 막기 위해 현재 투기과열지구에만 적용되고 있는 금융기관의 주택담보 인정비율 60%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은행권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현재 50%에서 60∼70%로 높이기로 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천광암기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