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11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를 겨냥해 “노 후보는 친북정권의 최적 인물이다. (노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면) 조선노동당 2중대 1소대 정권이 탄생할 것이다”고 공격했다.
2000년 11월 대정부 질문에서 ‘민주당은 노동당 2중대’라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킨 데 이어 또다시 색깔론 공세에 나선 것이다.
그는 이어 “노 후보의 주장을 살펴보면 대한민국 여당 후보인지, 조선노동당 후보인지 헷갈릴 정도며, 김정일(金正日)의 입맛에 딱 맞는 급진적 좌파이자 반미 친북주의자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사상 문제도 물고 늘어졌다. 그는 “김 대통령과 김정일이 (2000년 정상회담 때) 첫눈에 믿고 자동차에 55분간 동승할 수 있었던 것은 사상적 배경이 같고, 동지 이상의 신뢰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김 대통령은 ‘김정일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공산주의자는 아니다’라고 시원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내 막말 싸움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육갑이 때문에 50만표 떨어졌네”(정철기·鄭哲基 의원)라는 가벼운 야유만 던졌을 뿐 2000년처럼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지는 않았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