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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학][여행]단풍놀이, 방풍 재킷-등산화 꼭 챙기세요

입력 | 2002-10-13 17:20:00

단풍놀이도 떠나기 전에 세심한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전국의 산들이 붉게 물들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설악산 오대산 등이 현재 단풍의 절정기이고 북한산 속리산 내장산은 27일 절정에 이른다. 단풍놀이는 등산의 일종이므로 잘만 다녀오면 온 몸에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만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초보자가 무리하게 산행을 하면 골병이 들기 쉽다. 전문가들은 초보자가 단풍놀이를 할 때는 돌아올 길을 생각하면서 산을 천천히 올라가며 보통 10∼15분 산행 뒤 1∼2분 쉬다가 익숙해지면 20∼30분 정도 걷고 2∼3분 쉴 것을 권한다.

▽산행시 복장〓10월은 연중 일교차가 가장 심하다.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며 갑자기 비나 눈이 오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나타난다. 기온이 떨어지면 근육이나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져 산행에 지장을 주며 넘어져 다치기 쉽다.

따라서 등산시 체온 보호장비는 필수. 스웨터 모직난방 모자 등 방풍 방수 기능을 갖춘 의류는 입지 않더라도 반드시 준비한다. 또 만약의 사고를 피하려면 산행을 일찍 시작해 반드시 일몰 전에 하산하도록 시간을 조정한다.

속옷은 땀의 흡수가 좋은 면제품을 입고 겉옷은 소매가 길며 바람과 열 차단이 잘되는 웃옷과 재킷을 입는다.

일반 운동화를 신고 산행에 나서는 것은 피한다. 운동화는 등산화에 비해 마찰력과 충격흡수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울퉁불퉁한 산길에서 발을 접질렸을 때 발목이 다칠 우려가 있다.

▽이것은 챙겨라〓일기예보를 들을 수 있도록 라디오를 챙긴다. 휴대전화를 이용해 국번과 131번을 누르면 날짜 서비스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험한 코스의 단풍산행 때는 건포도 미숫가루 초콜릿 등 칼로리가 높은 비상식품도 갖춰 만약의 조난사고에 철저히 대비한다.

한편 가을철 발열성 전염병인 유행성 출혈열이나 렙토스피라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땅바닥에 함부로 눕거나 옷을 벗어 놓지 않도록 한다. 산행이 끝나고 1∼2주 지난 뒤 몸이 아프거나 고열이 나고, 오한 증세를 보이거나 전신이 아픈 증상이 3일 이상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질환자 등산법〓등산할 때 오르막에선 발뒤꿈치 발바닥 앞꿈치 순으로, 내리막길엔 발중앙과 발꿈치가 동시에 닿는 느낌이 나도록 걷는다. 이렇게 걸으면 특히 관절염 환자의 경우 무릎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어 좋다.

관절염 환자는 단풍놀이 시작 전 준비운동을 하는 게 좋다. 최소 2주 전부터 0.5∼1㎏에 해당되는 무게의 물건을 발목에 묶고 누운 상태에서 들어올리는 운동을 하루 100회 정도 한다. 또 평소 걷는 걸음 양보다 30분 정도 더 걷는 연습을 하고 난 뒤 단풍놀이를 떠나도록 한다.

고혈압 환자는 기온이 낮은 새벽이나 저녁 산행은 피한다. 혈압이 150/100㎜Hg를 넘는 고혈압 환자는 급경사 코스를 피해야 한다. 갑자기 무리를 하면 혈압이 더 높아진다. 하산 후 사우나를 할 때는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특히 날씨가 추우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므로 보온에 특히 신경 쓰는 게 필요하다.

심장질환자는 맥박수의 변화에 따라 속도나 강도를 조정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40대 심장병 환자는 등산을 하다가 숨이 차면 잠시 쉬면서 맥박을 재본다. 40대 이하는1분에 95∼161회, 50대는 92∼156회, 60대는 91∼153회를 넘지 않도록 한다. 장거리 산행이나 큰 산 단풍놀이는 피한다. 왕복 한시간 거리가 적당하다. 이는 요통환자도 마찬가지.

요통환자 중 누워서 골반을 들어올리는 것이 가능하다면 일주일에 3회 정도 단풍놀이를 하되 보폭은 작게 하며 관절에 약간의 리듬을 싣듯 구부리면서 걸어야 허리에 가해지는 충격이 적다. 양팔은 자연스럽게 흔들며 가슴과 허리는 곧게 편다.

당뇨병 환자는 식사 30분∼1시간 뒤에 단풍놀이를 시작해 30분 정도 산길을 걷도록 한다. 발의 감각이 둔한 환자는 등산 전에 반드시 발에 상처가 있는지 이물질이 있는지 등을 검사한다. 꽉 끼는 신발이나 양말은 신지 않고 하산 후 힘든 느낌이 있거나 1시간 이상 등산했을 때는 간식을 먹는 것이 좋다.

(도움말〓포천중문 의대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배철영 교수, 세란병원 신경외과 장일태 부원장)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산행중 돌연사▼

가을철 산행 중 갑자기 의식을 잃어 결국 돌연사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이들 대부분은 심장 이상이 원인이다.

자신도 모르게 평소 심장혈관 질환을 앓는 사람이 자신의 체력을 넘는 급격한 운동을 하다 호흡 곤란과 심장마비로 숨지는 것.

심장혈관 질환엔 △심장동맥이 좁아진 ‘협심증’ △심장동맥이 동맥경화나 피떡으로 인해 막힌 ‘심근경색’ △심장이 제대로 수축이 안돼 인체에 필요한 양의 혈액을 제대로 내보내지 못하는 ‘심장기능 저하증’ 등이 있다.

평소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 남보다 숨이 차거나 고혈압 비만 당뇨병 등이 있을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한 번이라도 운동 후나 산행 중 또는 스트레스 등으로 가슴에 통증을 겪거나 호흡 곤란을 경험하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등산을 해도 되는지 물어본다.

돌연사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다. 특히 신체능력이 떨어진 노년층, 술 담배를 즐기거나 식사가 불규칙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중년 남성에게 많이 생긴다.

평소 혈압을 자주 체크하고 식사 전후에 산책을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을 골라 꾸준히 하고 자주 계단을 오르내린다. 또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 심신의 상태를 편안히 유지한다.

당뇨병 환자는 저혈당 쇼크로 인한 돌연사에 주의해야 한다. 이들이 △인슐린주사를 맞고 있거나 △인슐린을 투약하는 양이나 시기가 적당하지 않거나 △운동을 갑자기 했을 때 저혈당이 잘 온다.

만일 당뇨병 환자가 등산을 하다가 갑자기 어지럼증과 두통 등의 증세를 보이면 저혈당을 의심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산행 전에 미리 주위 사람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환자가 의식이 없으면 음식물을 먹일 때 자칫 기도(氣道)로 들어갈 우려가 있으므로 빨리 병원으로 후송한다. 의식이 있으면 사이다나 콜라같은 음료수, 요구르트, 설탕 한 큰술, 사탕 3, 4개 등을 먹이면 혈당을 높일 수 있다.

(도움말〓연세대 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최동훈 교수,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