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감적인 몸매로 50년대를 풍미했던 ‘금발의 심벌’ 마릴린 먼로에서 80년대 근육질의 건강미인 슈퍼모델 크리스티 브린클리까지 시대마다 전형적인 섹시 미인의 기준이 있기 마련. 그리고 이 같은 미의 전형을 만들어내는 중심에는 항상 패션과 영상사업의 메카역할을 해온 할리우드가 있었다.
그러나 미 연예시사잡지 피플 최신호는 할리우드가 선호하는 섹시 미인의 기준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로 특정한 기준이 없다는 것. 요즘 잘 나가는 할리우드의 ‘여성 파워’들을 보아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ABC방송의 인기 법정드라마 ‘보스턴 저스티스’에서 정의감이 강한 여변호사로 나오는 배우 캐린 맨하임이나, 인기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 등은 모두 체중이 표준을 넘는 비만형에 가깝다. 그러나 이를 개의치 않는 당당한 모습으로 인해 언제나 섹시해 보인다.
180㎝에 가까운 큰 키의 여배우 니콜 키드먼도 자신의 키 때문에 심각한 고민에 빠진 적이 있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하지만 그녀의 큰 키는 더 이상 할리우드에서 ‘허물’이 될 리 없다.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Ⅱ에서 주연을 맡은 여배우 나탈리 포트먼, 댄서 겸 가수 폴라 압둘 등은 키드먼과는 대조적으로 160㎝가 조금 넘는 작은 키지만 늘씬한 여배우들 사이에서 자신들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피플지는 “진정한 섹시 미인들은 특정한 체형이나 외모를 갖고 있는 이가 아니라 자신의 색깔을 자신있게 발산하는 여성들”이라며 “2000년대 할리우드도 이 같은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