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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컴퓨터 ´적외선 자판´ 개발

입력 | 2002-10-15 13:11:00


개인휴대단말기(PDA)나 휴대전화 같은 이동용 전자기기의 가장 큰 단점은 자판의 기능까지 갖추기에는 너무 소형이라는 점이다.

기껏해야 손으로 써 넣어 기계가 인식하게 하거나 숫자판에 문자 메시지를 타이핑하는 엉성한 입력이 고작이고 그렇지 않으면 랩탑 같은 복잡한 기구를 갖고 다녀야 한다.

그러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실리콘 밸리에 있는 캐너스타라는 업체가 개발한 '적외선 투사 자판(키보드)' 덕분에 내년 상반기부터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게 된다고 영국의 BBC가 14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동용 시설과 장치들을 위해 개발된 적외선 자판은 책상이든 식탁이든 아니면 기차나 비행기 좌석의 접는 탁자이든 어디에서든지 빛을 뿌려 자판을 만들어낸다.

말하자면 빛으로 이뤄진 가상 자판으로 올해 초 정보통신박람회(CeBIT)에서 이스라엘 연구진이 유사한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캐너스타의 짐 스페어 판촉 담당 부사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적외선 자판은 무게가 나가지 않고 사용도 간편하다며 "PDA를 탁자 위에 올려 놓고 빛이 자판을 비추면 진짜 자판인 것처럼 탁자를 두드리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 인식 기술이 손가락의 움직임을 읽고 해석한 후 내장된 자판에 보낸다"고 밝히고 "마우스 기능도 있어 정식 자판처럼 편히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원하면 어디서든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 자판은 3개의 칩으로 이뤄진 소형 감지기가 핵심 기술로 하나의 칩은 자판의 형상을 빛으로 쏘이는 역할을 하고 나머지 두 칩은 손가락의 움직임을 읽어낸다.

기존의 자판처럼 손을 올려 놓을 수가 없다는 게 하나의 흠이라면 흠이다.

스페어 부사장은 15분이면 사용법을 완전 숙달할 수 있다고 말하고 "속도는 각자의 능력에 좌우되지만 숙련 타이피스트는 분당 70∼80자를 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새로운 기술이 성공을 거둔다면 가격면에서도 잇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카메라 설비와 실질적인 컴퓨터 동력 대신 가격이 저렴한 반도체 감지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동 기기 제조업체들에 대한 판매 가격이 대당 35달러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스페어 부사장은 말했다.

가상 자판이 실용화되면 PAD나 휴대전화의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게 당연하므로 통신업계로서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는 프로젝션 자판 기술의 응용이 가능한 분야의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않는다. 자동차업계는 에어백 전개의 실시간 영상을 3차원으로 확보하는 방안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비디오게임에서는 조종간 대신 손짓을 이용할 수있고 보안 체계에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BBC는 전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