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종인 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의 전세계 유일한 번식지인 한반도 서해안 남북접경지역(DMZ)에서 태어난 저어새들이 월동지인 타이완(臺灣)에 무사히 도착한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환경운동연합은 6월 4일 인천 강화군 서도면 비도와 석도에서 부화한지 2∼3주된 저어새 새끼 8마리의 발목 관절 위에 일련번호(K-31∼K-38)가 붙은 가락지를 부착해 이들의 이동경로 확인한 결과 이중 한 마리가 타이완에서 발견됐다고 15일 밝혔다.
타이완에서 목격된 저어새는 12일 일련번호 K-37 가락지를 단 채 타이난(臺南)지방 쯩웬강 하구습지에서 먹이를 먹고 있는 것을 타이완 조류학회가 사진촬영에 성공해 환경운동연합 DMZ특별위원회에 자료를 보내왔다.
일반적으로 저어새는 강화 남단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번식을 하고 10월말∼11월초 월동지에 도착하지만 K-37 저어새는 비도와 석도를 출발해 황해를 거쳐 곧바로 월동지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운동연합측은 "이번 저어새의 이동경로 확인으로 이들의 월동지인 홍콩과 대만 베트남 일본과 번식지인 한국간의 생태계 보전을 위한 국제연대와 해양DMZ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저어새는 전세계적으로 700여마리만 생존해 있는 희귀 멸종 위기종으로 한반도 서해안 일부지역에서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