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43)의 진로는 어떻게 될까.
월드컵 4강국으로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16년만의 정상 복귀를 노렸던 한국축구가 동메달에 그침에 따라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박항서 감독의 유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로 떠난 뒤 공석이 된 대표팀 감독 자리는 ‘뜨거운 감자’로 통했다. 히딩크 감독의 그늘이 너무 큰 탓에 대표팀 감독이라는 최고의 명예에도 불구하고 국내 축구지도자들은 선뜻 “내가 한번 해보고 싶다”고 나서기를 꺼렸던게 사실.
이 와중에 히딩크 감독 체재하에서 코치직을 수행했던 박항서 감독이 대표팀 감독의 중임을 떠맡게 됐지만 대우 여부를 놓고 대한축구협회와 한차례의 갈등을 빚는 등 논란 끝에 아시아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박 감독은 대회가 열리기 전 “아시아경기대회 이후 앞으로의 신임 여부를 다시한번 묻겠다”고 밝혔었고 동메달을 따낸 뒤에는 “준비기간이 3주 밖에 되지 않아 최상의 전력을 갖추지 못한게 아쉽다”고 말했다.
현재 박 감독의 진로를 포함해 향후 축구대표팀의 운영은 기술위원회(위원장 김진국)의 결정 여하에 따라 판가름나게 돼 있는 상황.
김진국 위원장은 “2주일안에 기술위원회를 열어 이번 아시아경기의 성적을 토대로 축구대표팀 운영과 박 감독의 거취에 대해서도 결정을 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박 감독이 역량을 발휘할 만한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다는데 대해 기술위원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술위원회에서는 아시아경기대회 전에 이미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박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고 밝혀 박 감독의 유임을 시사했다.
한편 기술위원회는 박 감독이 지휘하는 사실상의 올림픽대표팀과는 별도로 국가대표팀간경기(A매치)에 출전하는 명실상부 1진 축구대표팀의 감독을 조만간 선임할 예정인데 외국인 지도자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