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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토론마당]지하철 차등요금제

입력 | 2002-10-15 18:32:00


▼야간 버스이용객 증가로 쾌적한 지하철 가능▼

현재 지하철요금의 거리차등제가 시간대별 차등요금제와 합해진 시스템으로 운행된다면 장점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먼저 지하철의 밤시간 이용요금이 50%까지 할증되는 방안이 확정되면 심리적 부담때문에라도 상대적으로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경영적자인 버스업계에도 도움이 되고, 시민들 입장에서도 밤시간 이동인구가 분산되어 보다 편하고 쾌적한 상태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가한 낮시간에 요금을 할인하면 거리의 주차 문제로 인해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시스템으로 생기는 회사의 경영마진은 지하철 환경개선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시민에게 환원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제까지 요금인상에 비해 서비스는 질적으로 떨어진다고 느끼던 시민들도 상당히 만족스럽게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을까. 지하철요금의 거리-시간대별 차등제를 실시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은 조금씩 보완해가면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면 좋은 선진국형 제도로 정착할 것이다.

정수정 경기 과천시 원문동

▼경영수익 좋아져 지하철시설 개선에 긍정적▼

지하철 통행요금 차별화로 인한 경영수지 개선을 통해 대중교통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지하철의 경우 2001년 기준 1인당 평균 수송비용이 1118원으로 600원의 지하철 요금과 큰 차이가 난다. 운영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광고를 유치하고 있는 것이 업계의 현황이다. 이로 인해 지하철 곳곳의 눈에 띄는 좋은 자리에는 광고물이 들어서는 반면 정작 필요한 안내 표지판이나 소화기 사용법 등의 정보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하철이 통행요금 차별화로 적정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다면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해 시민 편의시설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고, 대중교통의 질을 높여 대중교통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윤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승객 대부분 출퇴근시간 이용… 분산효과 없어▼

서울 지하철요금을 시간대별로 차등화하는 것은 다소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직업적으로 출퇴근시간 때 움직이는 사람과 낮 시간 동안 활동하는 사람, 그리고 밤늦게까지 일하는 사람 등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직장에 얽매인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공공성이 있어야 할 지하철 요금을 경제적 논리에 따라 차등화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시민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만약 주간시간대에 탔다가 친구와 약속이 어긋나 지하철 내에서 오래 머무르게 되어 막상 표를 내고 나갈 때 출퇴근시간과 겹쳐 별도의 요금을 더 지불해야 한다면 얼마나 번거롭겠는가. 노인분들의 혼동은 더할 것이다.

무엇보다 어떤 직장인도 돈 몇 푼 아끼려고 출퇴근시간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점을 서울시가 간과한 듯하다. 또 이 제도를 시행한다고 해서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지하철 재정이 흑자로 돌아설 것 같지도 않다.

김미화 서울 광진구 중곡4동

▼시설-인력 투자필요… 요금인상땐 서민부담 가중▼

지하철요금 시차제를 실시한다 해도 승객의 시간대별 이용 성향은 전혀 바뀌지 않아 효과가 없을 것이다. 러시아워의 승객은 자동차나 택시 같은 대안을 갖고 있지 못한 절대적 수요층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또한 시차제를 실시하자면 직원을 늘리고 기기를 새로 도입하기 위해 운영비를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 가뜩이나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지하철공사측이 기존 직원들에게 업무를 떠맡길 게 뻔하지 않은가. 이런 판국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지하철역마다 도입하면 막대한 추가예산이 필요하게 되며, 결국 경영을 압박해 요금 인상을 부추기고 만다. 요금시차제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기존의 적자를 보전하자면 현재 기본요금 600원을 1000원 정도로 올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서민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다. 한편 시차제의 요금부과를 승객의 승차지점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하차지점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의 기술적 어려움도 적지 않다. 차라리 러시아워대의 지하철 혼잡을 막기 위해 시차요금제 보다 직장인의 출퇴근 시간대를 넓히는 변형근무시간제 도입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최영도 대구 달서구 감삼동

■ 서울시가 발표한 ‘지하철 차등요금제’에 대한 독자여러분의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집계결과 이 제도에 대한 의견은 반대 62.5%, 찬성 37.5%였습니다.

다음주 ‘독자토론마당’의 주제는 ‘고가주택 양도세 부과안’입니다. 정부는 최근 실거래가 6억원 이상 주택의 경우 고가주택으로 분류해 1가구 1주택이라도 6억원 초과 부분에 해당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참여하실 독자는 이에 대한 의견을 500자 정도 분량으로 정리해 본사 오피니언팀에 팩스(02-2020-1299)나 e메일(reporter@donga.com)로 다음주 월요일까지 보내주시면 됩니다. 실명(實名)과 정확한 연락처를 명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채택된 글에 대해서는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