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데 정답은 없다. 얼마든지 자녀와 함께 교감을나누며 각자 상황에 맞는 자기만의 육아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생활 주변에서 접하는 사물이나 상황을 주제로 아이를 가르치는 ‘테마 육아’가 관심을 끌고 있다.
그중에서도 엄마가 가장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소재가 바로 그림책이다. 그림책 육아는 생후 3개월 무렵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 시기에는 굵은 선으로 윤곽을 단순하게 처리한 그림, 기하학적 도형 등이 들어 있는 그림책이 적당하다.
생후 6개월이 되면 단순한 구성의 창작그림책이나 놀이그림책, 동요그림책을 보여주면 된다. 이 시기 아이들은 까꿍놀이나 아기체조 등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소재로 만든 놀이그림책이나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를 사용한 그림책을 보여주면 탄성을 지르며 좋아한다. 그리고 몇 달간 똑같은 그림책을 반복해서 보고 간단한 의성어를 외우며 따라한다.
돌이 지나면 옷입기, 밥먹기, 배변하기 등 생활습관 그림책과 수의 개념을 심어주는 숫자그림책, 글자 없는 그림책 등을 즐기는 시기다. 특히 글자가 없는 그림책은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상상하고 재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생후 18개월 이후부터 보여주는 것이 좋다.
6세 무렵이면 아이들은 한글을 깨우칠 수 있게 된다. 과학, 생태 등의 정보를 담은 그림책에 관심을 보이고 스토리구조가 복잡한 창작 그림책을 즐긴다. 또 이 시기는 유치원에 다니면서 공동생활을 경험하기 때문에 유치원의 교과과정을 참조해 그림책을 고르면 좋다. 선생님과 친구와의 관계를 다룬 그림책, 젖니가 빠지기 시작할 무렵에는 치아에 관한 그림책, 아기가 어떻게 태어나는지 궁금해할 때에는 성교육 그림책, 동물원 견학 때는 동물원 그림책을 보여주는 식이다.
우리말을 완벽하게 구사하고 한글을 쓰고 읽을 줄 알게 되는 6세 중반부터는 영어로 된 그림책을 시작해도 괜찮다. 아이들은 수많은 한글 그림책을 통해 사고력과 집중력을 키워왔기 때문에 영어 그림책도 쉽게 받아들인다. 영어 그림책은 단순한 구성과 운율 있는 글이 반복되는 오디오 북에서부터 점차 아이의 관심사에 맞는 주제를 다룬 그림책으로 영역을 넓히는 게 좋다.
시중에 나와 있는 영어 그림책 가이드북은 반드시 엄마가 영어그림책 내용을 파악한 후에 아이에게 읽어줄 것을 권하고 있다. 엄마가 부담감을 느끼면 즐거운 육아가 될 수 없다. 그림책은 그림만으로도 어느 정도 의미가 파악된다. 일일이 영어 문장을 다 읽어주는 것보다는 아이가 나름대로 혼자 탐색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영어 그림책은 ‘영어’에 초점을 두지 말고 ‘그림책’이라는 영역 안에서 이해하면 된다.
그림책 육아의 핵심은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춰 아이의 관심사를 반영해 낱권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수십권의 전집을 사는 것보다는 그때그때 아이와 함께 서점을 찾아 낱권으로 그림책 고르는 기쁨을 맛보게 하는 것이 좋다.
문 윤 희 그림책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