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파워콤을 민영화하기 위한 지분 30%를 하나로통신이 인수할 것으로 유력시되는 가운데 19일로 다가온 지분매각 협상 시한을 놓고 하나로통신, 한국전력, 데이콤 3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9월 7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로통신은 시한이 임박한 11일 “협상기간을 연기해 달라”는 요구서를 한전에 접수시켰다. 당초 정해진 협상기간은 6주였으나 입찰 전 한전이 응찰자들에게 보낸 ‘입찰제안 요청서’(RFP)에는 협상기간이 12주로 명기돼 있었다는 것. 또 이사회를 열어 해외 투자유치 추인을 받아 매입대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19일까지는 물리적으로 일정을 잡기 힘들다는 이유다.
하나로측은 16일 이와 관련, “협상과정에서 가격, 경영참여 여부, 추후 지분 매각 등 세부 항목에 있어서 의견 차이를 크게 줄여놓았기 때문에 협상시한만 연장하면 대금마련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차순위협상대상자로 지정된 데이콤은 ‘10월 19일까지 계약체결이 불가능할 경우 귀사와 협상하겠다’는 한전측의 공문을 보여주며 “원칙에만 따르겠다”고 했다. 데이콤은 21일부터 협상에 들어갈 채비를 마쳐놓은 상태. 데이콤은 그러나 하나로의 연장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에 대비해 현재 변호사와 함께 법적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전은 하나로와 계약하기를 내심 바라면서도 명분과 절차를 놓고 고민 중이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명분상 데이콤에 협상권이 넘어가는 게 맞다”면서도 “그러나 협상기간을 늘려도 법적 하자는 없으며 하나로와 진행해온 내용을 무산시키기는 아깝다”고 밝혔다.
상황을 종합하면 하나로가 파워콤의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분 30%를 인수하는 하나로가 경영권 일부 보장을 요구하는 데 대해 한전측이 다소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는 등 부분적으로는 이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협상 시한 연장 여부를 17일 중에 결정할 예정이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