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월드컵 8강 신화의 주역인 북한 축구 대표팀 생존자 7명이 15일 역사의 현장인 영국에 도착, 17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들은 당시 이탈리아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동양의 진주’로 불린 스트라이커 박두익, 칠레와의 예선전에서 1골을 넣었던 박승진, 골키퍼 이찬명을 비롯한 한봉진 임승휘 임중선 양성국 선수들이다. 당시 코치 명래현씨도 동행했다.
북한팀의 8강 신화를 다큐멘터리로 만든 베리머치소 프로덕션의 닉 보너는 “신영규 하정원 오영경 김봉환 등 4명의 선수는 사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은 23일부터 지금은 주택단지가 된 미들즈브러 아이어섬 파크 경기장 자리를 방문한 뒤 새로 건설된 리버사이드 경기장을 찾아 팬들에게 인사하고 프리미어리그 리즈유나이트와 미들즈브러팀간의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또 25일 만찬에서 영국 축구영웅 잭 찰튼을 비롯, 96년 영국팀 멤버였던 고든 뱅크스, 노비 스타일스, 제프 슬레이트, 당시 8강전에서 맞붙었던 이탈리아 선수 리베라, 마졸라 그리고 포르투갈의 에우세비오와도 상봉, 당시의 감격을 되살리는 기회를 갖게 된다.
1966년 월드컵 8강 진출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북한 축구대표팀 선수 양성국(왼쪽)씨와 임승휘씨가 영국으로 향하기 전인 13일 베이징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자신들의 삶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포스터를 보며 36년 전의 젊은 날을 회상하고 있다. - 베이징AP연합
이날 만찬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초청됐으나 참석 여부는 미지수.
이들은 이에 앞서 17일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하원 축구위원회 위원들과 면담하고 외무부 초청 리셉션에 참석한 뒤 체육담당 국무장관과 만찬을 가질 계획이다. 또 21일 셰필드에서 있게 될 8강 신화 기념 다큐멘터리 필름 시사회에도 참석한다.
한편 박두익은 “당시 영국 사람들이 우리를 마음으로 맞이했으며 우리도 마찬가지로 대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축구가 승리만을 위한 경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어딜간다 해도 축구는 외교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으며 평화를 증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영국에 오기에 앞서 1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약간 주눅이 들어 있었으며 이탈리아팀을 상대로 승리하리라곤 생각조차 못했다”고 털어놨다.
북한팀은 1966년 7월19일 미들즈브러에서 벌어진 잉글랜드 월드컵 제4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이탈리아를 1 대 0으로 꺾고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8강에 올라 준준결승에서 포르투갈과 맞섰으나 먼저 3골을 뽑고서도 포르투갈의 축구영웅 에우세비오의 활약으로 3 대 5로 역전패했다.
런던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