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7000여억원에 이르는 지방교육재정 특별교부금이 엉뚱한 용도로 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일부 국회의원의 지역구에 특별교부금이 편중된 것으로 나타나 로비의혹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6일 “재해나 재정적자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사용하는 특별교부금이 취지와는 달리 일반교육비 예산으로 전용되는 등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2000년부터 2002년 8월까지 지방교육재정 특별교부금 교부현황을 조사한 분석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실련은 “이 기간중 시도교육청의 재정 보전과 재해대책비로 쓰인 것은 3767억원뿐”이라며 “일반교육예산으로도 책정이 가능한 PC보급, 교사연수, 강당과 기숙사 개축 등 사업에 지난 2년8개월간 재해대책비의 4.7배에 달하는 1조7827억원이 지급됐다”고 말했다.
특히 2002년 월드컵입장권 구입비로 41억원이 지출됐고 각 시도교육청에 스승의 날 행사비로 1000만원씩 지급되는 등 당초 목적과 달리 특별교부금이 부적절하게 사용됐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또 일부 국회의원 지역구에 특별교부금이 편중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자료에 따르면 교육위 이규택(李揆澤) 한나라당 의원의 선거구인 경기 여주에는 전국 227개 선거구 평균인 24억2600만원의 3배가 넘는 81억4700만원이 지급됐고 이재오(李在五) 한나라당 의원의 서울 은평을구에도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많은 66억500만원이 지급됐다. 경실련은 “특별교부금의 지급 기준과 방법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고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재량으로 지출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며 “특별교부금 액수를 축소하고 교부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