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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전처 성혜림 사망설

입력 | 2002-10-16 19:13:00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아들 정남(正男)의 생모인 성혜림(成蕙琳·65·사진)씨가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사망했다는 소문이 나돌아 관계당국이 확인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16일 “일부 언론에서 성씨가 심장병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하는 등 그의 신변변화에 대한 첩보들이 나오고 있어 관계당국이 확인 중”이라며 “그러나 아직 성씨의 사망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성씨는 김 위원장 후계자설이 나돌고 있는 정남의 생모라는 점에서 북한 내에서도 신병에 관한 사항들은 극비취급하고 있다”며 확인작업에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스크바 주재 한국의 한 외교소식통도 “성씨가 숨졌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성씨는 김 위원장의 ‘여성’들 중 공개된 유일한 인물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68년 캄보디아 프놈펜 영화제 때 당시 여배우였던 성씨가 거침없는 인터뷰로 북한을 홍보하면서 시작됐다. 축제가 끝난 뒤 시아누크 국왕이 김일성(金日成) 주석에게 경의를 표하자 당시 영화부문을 담당하던 김 위원장이 성씨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 관심을 보였다는 것.

김 위원장보다 다섯 살 위인 성씨는 그 후 남편인 이평(월북작가 이기영의 아들)과 이혼한 뒤 김 위원장의 관저로 들어갔다. 그러나 몇 년 지나지 않아 심장병을 치료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옮겨가 생활해 왔다.

성씨의 존재가 국내에서 관심을 끌게 된 것은 96년 2월 언니 혜랑(蕙琅·67)씨와 함께 모스크바에서 스위스로 망명했다는 보도가 나올 때였다. 그러나 뒤에 성씨는 모스크바에 남아있었고, 혜랑씨와 혜랑씨의 딸 이남옥씨만이 서방으로 망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 후에도 성씨의 행적은 종종 국내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97년 2월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노동당비서의 한국망명 직후 먼저 한국에 와 있던 조카 이한영(李韓永·혜랑씨 아들)씨가 괴한들로부터 피습을 받아 숨졌을 때도 성씨의 근황이 화제가 됐다.

2000년 12월 혜랑씨가 자서전 ‘등나무집’을 출간하면서 성씨의 가족사가 자세히 공개됐다. 이 책을 통해 성씨의 아들인 정남이 이모 혜랑씨, 혜랑씨의 아들 한영, 딸 남옥, 그리고 김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김 위원장과 성씨와의 관계가 공개적으로 확인됐다.

성씨의 이름은 지난해 5월 정남씨가 일본 밀입국을 시도하다가 공안당국에 체포됐다가 추방되면서 다시 한번 언론에 오르내렸지만, 성씨의 행적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적은 없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