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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포럼]안원태/´여수박람회´ 유치 정치권 나서라

입력 | 2002-10-17 18:14:00


2010 세계박람회(EXPO)의 전남 여수 유치여부가 40여일 후면 판가름난다. 개최지 결정은 12월 3일 모나코에서 열리는 제132차 세계박람회사무국(BIE) 총회에서 88개 회원국의 투표로 이뤄진다. 현재 한국의 여수와 중국 상하이, 러시아 모스크바가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전라남도는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를 위해 1996년 9월 중앙정부에 국가정책으로 박람회 전남 유치를 채택해주도록 건의했다. 정부가 이를 국책사업으로 채택하면서 우리 전남도민들은 박람회가 국가 경쟁력과 지역 발전의 획기적 전기(轉機)가 될 것이라는 희망 속에 반드시 여수 유치가 성사되기를 기원해왔다.

이 박람회는 직간접 투자규모가 2조414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사업이다. 총체적으로 생산유발 16조8414억원, 부가가치 7조8192억원, 고용창출 23만1500명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산업생산과 고용, 관광 수입에 있어서도 올림픽의 3배, 월드컵의 2배 이상의 효과가 기대된다.

국가의 명운이 걸린 사업인 만큼 두 달 뒤 축배를 들 수 있도록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하지만 유치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정치권이 여야 정쟁과 대권잡기에 파묻혀 유치활동은 ‘나 몰라라’식으로 일관해 유치에 먹구름이 드리워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9일 열린 국회 박람회특위 대책회의에는 25명의 특위위원 중 15명만이 참석해 맥빠진 분위기를 보였다.

박람회 유치가 국가적 사안인 만큼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떠나 지금부터라도 유치에 힘을 합해야 한다.

정부와 해외 공관, 국내 경제 관련단체, 민간기업들은 마지막까지 한국 개최의 당위성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

한국에서 박람회가 개최돼야 할 이유는 여럿 있다. 20세기 인류사회에 나타난 최대 사건인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남아 있는 마지막 국가로서 한국은 21세기 이후 인류사회가 조화의 세계를 전망하기에 더없이 좋은 현지성을 지녔다.

작은 지방도시가 세계적인 행사를 개최할 수 있겠느냐며 걱정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한국의 여수는 20여년 만에 조그만 어촌에서 세계적 산업기지로 성장한 도시다. 유력한 경쟁도시인 상하이, 모스크바가 오래 전부터 세계적인 도시로 자리매김했다고 하지만 여수는 개방과 성장, 미래지향성을 지닌 도시로 21세기 박람회 개최지로 가장 잘 어울린다.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쳐 유치 성사의 쾌거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자치단체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여수만의 잔치’라는 일부 그릇된 시각은 유치에 방해가 될 뿐이다.

올해는 우리 모두가 가슴 벅찬 감동과 흐뭇한 경험을 이뤄냈다. 동양 최초로 4강에 오르며 한일 공동주최의 월드컵을 멋지게 치렀고, 바로 며칠 전에는 모든 회원국이 참가한 첫 아시아경기에서 당당히 준우승국이 되었다.

12월3일 회원국의 51% 이상이 한국 개최를 지지해 한번 더 “대∼한민국!”을 소리높이 외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안원태 2010 세계박람회 전남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