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지킴이’를 자처해 온 중견 검사가 24년간 몸담아 온 검찰을 떠난다.
초대 청소년보호위원장을 지낸 서울고검 강지원(姜智遠·53·사시 18회·사진) 검사가 청소년 보호활동에 더욱 매진하기 위해 18일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강 검사는 “청소년보호 활동에 헌신하겠다고 결심한 뒤로는 승진이나 인사에 관심이 없었고 올해 안에 검사 생활을 정리할 생각이었다”고 명퇴 이유를 밝혔다.
89년 서울보호관찰소장을 맡은 뒤 청소년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 왔던 강 검사는 이후 검찰 내 한직으로 분류되는 사법연수원과 서울고검 등에 근무할 것을 자청하며 청소년 선도 활동에 전념해 왔다. 또 청소년보호위원회 창설을 주도하고 청소년 상대 성 범죄자의 신상 공개를 추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 왔다.
‘어린이 청소년 포럼’과 내년 3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개교할 예정인 대안학교를 설립하고 있는 ‘이우(以友) 교육공동체’의 대표도 맡고 있는 그는 퇴직 후 청소년 보호 활동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 ‘청소년 피해 상담 센터’를 만들고 대안학교를 통해 입시위주 교육을 탈피하고 창의적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전인교육 모델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
강 검사는 “검찰의 중립을 해치는 적은 외부에도 있지만 내부에도 있다”면서 “젊은 검사들은 (검찰권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독립투사와 같은 용기로 싸워야 한다”며 떠나는 ‘친정’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강 검사는 72년 12회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해 재무부와 관세청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하다가 76년 사법시험에 수석합격한 뒤 법무부와 서울지검 공안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부인인 서울지법 김영란(金英蘭) 부장판사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