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투자자들이 “한국의 주가지수 선물·옵션 시장은 외국인이 돈 벌기에 무조건 유리한 구조”라고 불평한다. 외국인의 현물시장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미리 선물을 매수(주가가 오르는 쪽에 돈을 걸었다는 뜻)한 뒤 증시에서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인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샀다는 사실만으로도 주가가 뛰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유유히 선물에서 큰돈을 챙긴다. 반대로 선물에서 매도 포지션을 취해 놓고 삼성전자를 팔아치워도 외국인은 돈을 번다.
최근 한 사이버 애널리스트가 “차라리 선물시장을 밤에 개장하자”고 주장했다. 선·현물을 연결시켜 장난을 치는 외국인의 횡포를 도저히 못 봐주겠으니 아예 선물시장을 다른 시간대에 열자는 주장.
다른 나라 투자자를 위해 24시간 개방된 나스닥 선물시장 외에 현물시장과 시간대를 완전히 달리해 열리는 선물시장은 어느 나라에도 없다. 얼마나 답답하면 이런 주장까지 나올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외국인이 사고 판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널뛰기하는 취약한 한국 증시의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