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울산에도 비무장지대 초소(GP)가 있었네.”
주말과 휴일을 맞아 울산 울주군 상북면 신불산을 올랐던 등산객들은 사자평의 억새평원 한가운데 들어서고 있는 비무장지대 초소를 보고는 한결같이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이달초부터 신불산(해발 1208m)의 사자평(〃 800m) 지점 5000여평에 지어지고 있는 GP와 철조망 등은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방아쇠’(감독 박광수·사진) 촬영을 위한 세트장.
㈜기획시대와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95년) 등을 감독한 박 감독이 만드는 ‘방아쇠’는 비무장지대에 근무하는 사병과 처녀귀신간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영화로 신불산과 사자평 일대 120만평에 펼쳐진 광활한 억새밭이 주무대다.
“위성사진 등을 바탕으로 강원도에서 1년간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장소를 물색한 결과 이곳이 수십년간 민간인의 손이 닿지 않는 비무장지대의 자연림을 가장 잘 재현할 장소여서 영화 촬영지로 선정했다”는 것이 박감독의 설명.
실물크기의 GP가 남북한 2개씩 4개가 건립되며 남측 GP 세트 3000여평에는 휴게실과 통합막사, 전망대 족구장 등이 들어선다. 현재 공정은 80%.
울주군은 이 영화가 내년 6월 개봉되면 신불산과 사자평의 억새밭이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부각될 것으로 보고 세트장 건립비 5억원(총 제작비 22억원) 가운데 1억50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방아쇠’는 신세대 배우 주진모가 초소근무 사병으로, 공개 오디션으로 선발된 정애연이 처녀귀신으로 각각 출연하며 현지 주민 100여명도 단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기획시대 이유하(李有河) 홍보 마케팅팀장은 “다음달 중순까지 세트장이 완공되면 곧바로 촬영에 들어갈 것”이라며 “영화의 절반 이상이 억새평원의 아름다운 광경이 담겨질 예정이어서 사자평은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