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곡 ‘부디 행복해요’ 등 클래식 분위기의 발라드 음반을 발표한 ‘첼로’에 참가한 가수들. 이정훈 강현민 박승화 김광진 이인영(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 이클립스 뮤직
이인영은 가요계에서 10여년간 활동해온 작사 작곡가.
91년 한양대 작곡과를 나온 뒤 신승훈 ‘델리스파이스’ ‘에코’ 등 여러 가수들의 음반 작업에 참가해왔고 SBS 주말극 ‘파도’의 드라마 음악 등도 작곡했다. 빅히트작은 내지 못했으나 클래식 전공을 바탕으로 한 기품있는 발라드를 구사한다는 평이다. 특히 가요계에서 오케스트레이션 편곡은 여성 작곡가로선 남다른 재능이다.
그런 그가 최근 ‘첼로(Cello)’라는 이름으로 객원 가수들을 모아 음반을 냈다. 작사 작곡 편곡에 노래도 직접 세곡이나 불렀다.
“10여년 활동하는 동안 내 음악을 제대로 담은 음반이 하나도 없었어요. 다른 작곡가들과 차별화된 개성을 하나의 작품에 담았습니다.”
‘첼로’가 강조하는 음악은 클래식 악기 첼로같은 음악. 그는 “첼로는 화려하거나 튀지 않지만 풍부한 음량과 힘차고 중후한 소리로 오케스트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며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가 바로 내 음악의 좌표”이라고 말했다.
음반에는 ‘유리상자’의 박승화, ‘일기예보’출신의 강현민, 김광진 등 스타급 뮤지션들이 객원 가수로 참가했다.
‘첼로’는 자기 음악을 알리기 위해 유희열의 ‘토이’같은 활동 방식을 택한 셈이다. 박승화 등이 선뜻 ‘첼로’의 음반에 참가한 것도 그 가능성을 인정하기 때문.
타이틀곡은 ‘부디 행복해요’로 가수 이정훈이 불렀다. 이정훈은 그룹 ‘모노’의 객원 가수로도 참가한 이력의 신인. 타이틀곡이어서 지명도 높은 가수가 알맞을 듯하지만 ‘첼로’는 “이정훈의 음색과 보컬의 울림이 이 노래가 전하는 감동에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넌 이미 내게 반한 거야’는 첼로와 박승화가 듀엣을 이룬 노래로 남녀의 단아한 보컬의 조화가 귀에 감겨온다. 강현민은 애절한 발라드 ‘기약’을 불렀다.
마지막 트랙의 ‘Music for Two Cellos(두개의 첼로를 위한 음악)’은 ‘첼로’의 작품 세계를 잘 보여주는 곡이다. 한충완이 피아노를 연주했다. 이 곡은 마치 ‘러브 레터’ 등 순수 멜로 영화의 주제가 같다.
‘첼로’도 “울컥 쏟아지기 보다 잔잔히 가슴을 파고 드는 슬픔이 더 시리다”며 “그처럼 들을수록 파동이 커지는 발라드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첼로’는 12월에 해외 유명 연주자들과 함께 뉴에이지 계열의 연주 음반을 낼 예정이다.
허엽기자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