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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인사이드]분쟁 휘말린 대형상가들

입력 | 2002-10-21 20:25:00

최근 상가소유권을 둘러싸고 임차인조합과 인수자간에 갈등을 빚고 있는 선인상가 전경. - 전영한


국내 최대 컴퓨터상가인 선인상가를 비롯해 서울 시내 대형 상가들이 상가소유권과 점포보증금 인상 등을 둘러싸고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전자상가 내 선인상가는 1998년 소유주였던 선인산업의 부도 이후 상가 인수를 추진해 온 1300여명의 임차인(상가를 임대 받아 상인에게 재임대하는 중간 임대자)조합과 최근 이를 인수한 부동산회사 지포럼AMC간의 소유권 분쟁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임차인조합이 지난해 7월 법원 경매에서 835억원에 낙찰 받았지만 경매대금 납부일인 올 6월 19일까지 대금을 내지 못해 인수 기회를 놓치자 지포럼AMC가 7월16일 1150억원을 법원에 공탁하는 조건으로 상가를 인수하면서 갈등이 생겼다.

지포럼AMC가 임차인을 빼고 상인과 직접 임대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방침을 밝히자 임차인조합이 반발하고 있다.

고광철(高光哲) 임차인조합장은 “1998년 상가가 위기에 처하자 임차인들은 돈을 모아 선인산업의 일부 부채를 갚는 등 상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왔는데 이제 귄리금도 못 받고 쫓겨날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반면 지포럼AMC 진호준(陳昊俊) 사장은 “적법하게 상가를 인수했지만 임차인조합의 소송 남발로 상가관리권 확보가 지연되고 있다”며 “상가 활성화를 위해 시설 증축 등 상가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이를 지켜보던 상인들은 최근 법원 재판부에 낸 탄원서에서 “임차인들이 경매대금 마련을 위해 상인들에게 받는 보증금과 월세를 100% 인상하는 등 부당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재판을 신속히 진행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노량진 수산시장은 올 2월 시장을 인수한 수협중앙회와 840여명의 소매 상인들이 소매 점포보증금 인상을 놓고 대치하면서 한 달 가까이 파행 운영되고 있다.

분쟁은 시장관리회사인 노량진수산이 100만원이던 관리보증금을 지난달 평균 2300만원 선으로 인상하면서 시작됐다.

상인들은 지난달 26일부터 부분 또는 전면 파업을 반복하면서 보증금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있고, 회사측은 주변보다 턱없이 싼 보증금을 현실화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중구 남창동 숭례문 수입상가도 대한화재가 올 8월 부동산 임대회사인 ㈜인백에 상가를 550억원에 판 이후 상인들이 상가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노량진 수산시장 분쟁과 관련해 최근 당사자들에게 원만한 해결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행정지도에 나섰지만 선인상가의 갈등은 소송이 끝날 때까지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