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네트워크만 갖춘다면 한국의 젊은 과학도들에게도 기회는 많습니다.”
우울증 치료제 ‘푸로작’으로 유명한 다국적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의 미국 본사 ‘연구개발 부문’ 부사장인 김상태(金相泰·54·사진) 박사. 한국화공학회 회의 참석차 방한중인 김 박사는 22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이 몇 년 후 노벨상 과학자를 배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릴리의 신약 연구개발(R&D) 관련 정보기술(IT)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실력파. 만 7세 때 유학생 부모를 따라 캐나다로 이민간 후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화공학 박사를 받았다. 이후 위스콘신대 화공학과장, 워너램버트 파크데이비스 제약연구소 부사장을 거치며 재미교포 한국인 과학자 사이에서는 ‘성공 신화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91년 포항공대에 교환 교수로도 방한했던 김 부사장은 “릴리 본사에만 한국인 직원이 60명이나 된다”며 “한국 과학도가 국제 감각만 갖춘다면 얼마든지 넓은 무대에서 활약할 길이 있다”고 말했다.
릴리는 내년에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로 ‘비아그라’의 아성에 도전하는 한편 최초의 먹는 당뇨병 치료제 ‘액토스’를 필두로 각종 신약을 잇달아 내놓을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이 모든 게 매년 매출액의 19%를 R&D에 쏟아붓는 릴리의 미래 지향 정책과 동양인 젊은 과학자들의 창의력 덕택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요즘도 매일 오전 6시30분까지 출근, 10명의 팀원을 이끌고 밤늦게까지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며 관리자이기 때문에 소홀하기 쉬운 연구활동을 놓지 않고 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