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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이란, 북한…드러나는 ‘3國 핵거래’ 의혹

입력 | 2002-10-22 18:45:00


북한의 핵 개발계획에 북한과 오랜 밀월관계를 유지해온 파키스탄과 미국에 적대적인 이란이 개입됐다는 주장이 국제 사회에서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핵 무기 제조시 필수 장비인 원심분리기를 파키스탄에서 조달한 북한은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의 감시를 피해 멀리 이란에서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우라늄농축기술을 개발해 왔다는 것이다.

물론 파키스탄과 이란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으나 군사정보소식통을 인용한 외국 언론의 보도는 밀월관계가 군사협력으로 발전했다는 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발 기사로 이슬라마바드 주택가에 있는 북한 대사관의 상근자는 25명 가량 되는데 대부분 군사관계자들로 양국의 군사 협력관계가 매우 밀접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또 파키스탄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주역을 담당한 기관으로 수도 이슬라마바드 북쪽 외곽에 있는 ‘카후타’ 연구소 주변에서는 김일성(金日成) 배지를 단 북한 관계자들이 빈번히 목격되고 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 하레츠지는 21일 북한이 이란에서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농축기술을 개발해 왔다고 해외 정보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의 장기 경제제재조치에 고통을 받아온 이란은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북한에 핵기술 개발 장소를 기꺼이 제공했다는 것이다.

파키스탄은 98년 최초의 핵실험 성공에 이어 사정거리 1500㎞의 중거리 미사일 ‘가우리’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북한의 ‘노동’미사일의 개량형으로 관련 기술은 북한이 제공한 것이 확실시된다. 양국의 이 같은 군사 협력이 가능한 것은 파키스탄은 핵무기 제조기술과 무기를,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는 가우리 발사 이후 북한과 파키스탄에 대해 ‘미사일 기술 거래’를 이유로 제재조치를 발동했다.

이 때문에 그 후 파키스탄이 실험을 강행한 핵 탑재 가능한 미사일인 ‘샤힌’은 중국계 기술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모두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미사일 기술과 핵 기술을 사고판 것이 아니라 맞바꾸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