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안타’.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스콧 스피지오(앞)가 3회초 2타점 적시타를 때린 직후 타구방향을 쳐다보며 스타트를 끊고 있다.샌프란시스코AP연합
배리 본즈(샌프란시코 자이언츠)의 홈런 행진도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줄기차게 쏟아대는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소총 세례를 막아낼 ‘방패’가 샌프란시스코에는 없었다.
23일 샌프란시스코 퍼시픽 벨 파크에서 열린 애너하임과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3차전.
올 정규리그에서 메이저리그 30개 팀 가운데 팀타율 1위(0.282)를 기록한 애너하임의 막강 타선이 다시 한번 불을 뿜었다. 1회 먼저 1점을 빼앗겼으나 홈런 없이 16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3회와 4회 잇달아 4점을 뽑아낸 데 힘입어 10-4의 대승을 거둔 것.
홈에서 1승1패로 팽팽히 맞선 애너하임은 적지에서 먼저 소중한 1승을 추가, 2승1패로 앞서나가며 1961년 팀 창단 후 41년만의 첫 정상 등극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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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에서도 16안타로 11점을 올린 바 있는 애너하임은 3,4회에 2이닝 연속 타자 일순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애너하임의 중견수 대린 얼스태드는 6타수3안타, 3득점의 맹타를 휘둘렀고 에인절스의 상징 색깔인 빨간색으로 머리와 수염을 염색한 1루수 스콧 스피지오는 3타점을 올렸다. 애너하임 선발 라몬 오르티스는 5이닝 동안 4실점했으나 동료들의 도움으로 승리를 따냈다.
반면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6연승 가도를 질주한 샌프란시스코의 선발 리반 에르난데스는 3과3분의2이닝 동안 무려 92개의 공을 던지며 6실점한 뒤 ‘강철 심장’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힘없이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17시즌만에 자신의 첫 우승 반지를 노리고 있는 본즈는 팀이 2-8로 뒤진 5회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31m짜리 홈런을 날렸다. 역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최다인 7호 홈런을 장식하며 월드시리즈 사상 두 번째로 3경기 연속 아치의 괴력을 떨쳤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4차전은 24일 오전 9시30분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애너하임은 이날 24세 생일을 맞는 존 래키를 선발로 내세우며 샌프란시스코는 커크 루이터를 선발로 예고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