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의 결별이 무성한 화제를 낳고 있다.
파리에서 발행되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의 지분을 50대 50으로 나눠갖고 있는 양사는 최근 NYT가 WP 지분을 7000만달러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협박'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그러나 NYT가 IHT를 35년간 함께 발행해온 WP와의 우정을 차버릴 수 있느냐는 여론은 23일자 NYT 기사에 묻혀버렸다.
이 기사는 WP 경영진을 인용, "NYT가 지분을 안 내놓으려는 WP에 NYT 인터내셔널판을 따로 발행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버젓이 보도했다. NYT는 자사에 불리한 내용이었지만 보도가치에 따라 성역없이 보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NYT로서는 경영진은 IHT를 독차지하게 됐고, 편집국은 보도의 성가를 유지했다.
여기에다 WP가 왜 IHT에 그토록 매달리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IHT는 99년이후 연간 1억달러 매출에 500만달러꼴로 적자를 보고 있는 기업. 그런데도 두달 동안 도널드 그레이엄 WP회장은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 NYT회장의 옷소매를 붙잡고 매달렸고 설즈버거 회장은 이를 뿌리쳤다.
인터넷 매거진인 슬레이트닷컴은 24일 "WP가 원한 건 IHT 제호 아래 NYT와 WP가 공동발행한다는 문구였다"고 꼬집었다. 인력의 질이나 국제적 명성, 발행부수에서 NYT에 비교가 안되는 WP는 이 문구를 통해 NYT와 동등한 존재라는 선전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 이 매거진은 "평소에도 WP기자들은 NYT기자를 눌렀다는 말을 자주하지만 NYT기자들은 WP기자들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며 "WP의 열등감이 IHT에 대한 집착을 낳은 것"이라고 썼다.
이 매거진은 "WP가 앞으로 NYT로부터 받을 7000만달러를 '타도 NYT'에 쓰게 된다면 양사의 뉴스경쟁으로 이득을 보는 건 독자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