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우승→하프코스 우승→풀코스는?.
동아마라톤에 특별한 애정을 가진 ‘주부 마라토너’ 곽숙희씨(38·울산마라톤클럽·사진)가 27일 열리는 ‘동호인들의 잔치’ 동아일보 2002경주오픈마라톤에서 처음으로 풀코스에 도전한다.
곽씨는 2000동아경주오픈마라톤 여자 10㎞에서 우승했고 지난해 대회에선 하프코스 챔피언에 오른 ‘관록의 마라토너’. 마라톤 입문 3년째인 올 대회에서는 드디어 풀코스에 도전한다.
“그동안 부담스러운 풀코스 도전은 생각도 안해봤어요. 집안 일도 있는데 마라톤만 할 수도 없고…. 하지만 지난해 하프코스에서 우승해 자신을 얻었습니다. 첫 도전인 풀코스를 완주하면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도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곽씨가 그동안 마라톤에만 매달린 것은 아니다. 남편과 두 딸을 뒷바라지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만큼 바쁘다. 그런데도 아침 저녁 짬을 내 가볍게 몸을 풀고 매주 2차례 30㎞ 이상을 달리며 풀코스 뛸 준비를 해왔다.
“훈련은 만족할 만큼 했어요. 그런데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 우승이 가능할지…. 일단 도전장을 냈으니 열심히 뛰어볼 생각입니다.”
곽씨에게 마라톤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바로 삶의 또다른 목표다. 곽씨는 아이들이 크면서 엄마 품을 벗어나자 가슴에 구멍이 뚫린 듯 허전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나만의 일’에 빠져 보자는 생각으로 2000년 초 마라톤에 입문했다는 것.
“막연하게 달리는 것보다 목표를 설정하고 뛰어야 기록 단축에 효과적입니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10㎞와 하프코스 우승에 이어 풀코스 우승까지 3년 내리 경주오픈마라톤 정상등극에 도전하는 곽숙희씨. 이번 대회에서 ‘그녀만의 의미’를 다시 한번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