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이 병원 파업에 대한 경찰력 투입에 항의해 성당 구내에서 장기농성을 벌이고 있는 보건의료노조원들에게 ‘경찰력 투입’을 경고했다.
명동성당측이 장기 농성 단체에 퇴거 요청을 한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경찰력 동원’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경찰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명동성당측은 22일 민주노총과 보건의료산업노조에 ‘제8차 퇴거요구서’를 보내 성당과 주교관 구내에서 농성자들이 즉시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백남용(白南容) 주임신부는 노조에 보낸 퇴거요청서에서 “성당이 ‘무법지대’로 변하고 있는데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성역의 질서 유지를 위해 부득이 경찰력 동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명동성당에는 보건의료 노조원 70∼80여명이 상주하면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거의 매일 수백명이 참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성당측이 경찰력 투입과 관련해 문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