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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앤틱 로맨스 '포제션'

입력 | 2002-10-24 18:59:00

영국을 배경으로 지성적인 연인들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


기네스 팰트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태생이나 국내 팬중에는 영국 배우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있다. 영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세익스피어 인 러브’와 ‘엠마’에서 큰 키와 금발 등으로 꾸민 그의 귀족적 풍모가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영화 ‘포제션’도 기네스 팰트로의 귀족적 분위기가 드러나는 영화다. 극중 그의 배역은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계관시인 랜돌프 헨리 애쉬와 연인 크리스타벨 라모트의 사랑이야기를 파헤치는 영문학 교수 베일리 모드.(애쉬와 라모트는 가공의 인물이다.)

미국계 학자 롤랜드 미첼(아론 에크하트)은 애쉬 사망 100주기를 맞아 그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던 중 애처가로 유명한 그가 여류시인 크리스타벨 라모트(제니퍼 엘)에게 보낸 연서를 발견하고 이를 추적한다.

미첼은 크리스타벨을 연구하는 학자 베일리 모드 교수(기네스 팰트로)를 만나 애쉬와 라모트의 행적을 따라 여행을 시작한다. 모드는 미첼의 가설을 번번이 무시하나 두 시인의 격정적 사랑이 실체를 드러낼수록 모드와 미첼의 사랑도 깊어진다.

이 영화에서 미첼-모드과 애쉬-라모트 커플의 사랑이야기는 나란히 전개된다. 미첼과 모드는 애쉬와 라모트가 나눈 연서의 의미에 대해 쉬지 않고 떠들지만, 실은 서로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마치 영화 ‘해리와 샐리를 만났을 때’에서 ‘남녀간의 우정이 존재할 수 있는가’를 놓고 설전을 벌이는 해리와 샐리의 마음속에 ‘우리 사이에 과연 우정이 존재할 수 있는가’가 웅크리고 있었던 것 처럼.

영화 홍보사가 내건 이 영화의 특징은 ‘앤틱 로맨스(Antique Romance)’. 그만큼 화면에는 고풍스런 이미지가 가득하다. 랭카스터나 요크셔 등 영국 전역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빅토리아 시대의 화려한 의상이 어우러져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1990년 영국 부커상을 받은 A S 바이어트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너스 베티’를 만든 닐 라부트 감독. 원제 ‘Possession’. 2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