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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고고학자와 함께하는 이집트 역사기행´ 외

입력 | 2002-10-25 17:19:00


◇고고학자와 함께하는 이집트 역사기행/요시무라 사쿠지 지음 김이경 옮김/416쪽 1만1900원 서해문집

◇파라오의 역사/피터 에이 클레이턴 지음 정영목 옮김/293면 1만5000원 까치

피라미드, 파라오 그리고 고고학자. 영화 주인공 인디애나 존스를 연상케하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실제 고고학자의 작업이은 인디애나 존스의 인생처럼 박진감 넘치는 모험으로 가득한 것은 아니다. 모험은 커녕 돌멩이를 찾아 들여다보는 작업에만 하루종일 매달리기도 한다.

와세다 대학 인문학부에서 미술고고학을 가르치는 요시무라 사쿠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돌멩이를 찾아 그것이 석기인지 아닌지를 판정해내고, 그것을 단서로 선사 인류 시대의 생활 양식을 설명하는 것’도 고고학자의 일 중 하나다. 유물을 앞에 놓고 “이것을 어디에 사용했을까”를 상상하며 ‘조각 맞추기’를 해나가는 것. 몸은 어떨지 몰라도 머릿속은 인디애나 존스보다 더 벅찬 활극에 뛰어드는 것이 아닐까.

그의 책에서는 이집트에 대해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상식’이 여지없이 깨지고 만다. ‘피라미드는 원래 무덤이 아니었다’는 등 저자 자신만의 주장도 섞여있지만, 피라미드발굴 작업에 직접 참여한 학자로서 강의를 하듯 써 내려간 이 책에는 고대 이집트에 관한 사실을 새록새록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실은 ‘피라미드’라는 이름도 고대 이집트인이 쓰지 않던 말이다. 이집트인은 피라미드를 ‘야르’ 또는 ‘메르’라고 불렀다. 훗날 그리스인들이 ‘뿔 모양의 건축물’이라는 뜻으로 부른 단어가 이집트 문명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것. 고대 이집트의 역사와 신화, 유적 발굴에 얽힌 이야기들도 어우러져 재미를 더한다.

피터 에이 클레이턴의 책도 비슷한 주제를 다룬다. 고대 이집트의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그 시대를 다스리던 왕들, 즉 파라오에 촛점을 맞췄다. 185명 파라오의 계보를 짚어가는 동안 고대 이집트인의 삶과 문화를 연대순으로 엿볼 수 있다. ‘이야기’외에 덧붙여진 연표와 방대한 양의 사진 자료가 학문적 가치를 높여준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