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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섹스파일] 판사 앞에서 성관계 한 사연

입력 | 2002-10-25 18:15:00


‘계약결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커플은 뭐니뭐니해도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일 것이다.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2년간’을 조건으로 계약결혼(단지 구두에 불과한 것이었지만)에 합의했지만, 이들의 계약은 평생 동안 지속됐다. 물론 결혼 발표 당시 세인들의 반응은 놀라움 그 자체.

하지만 계약결혼은 이제 대표적 유교권 국가인 우리나라에서도 더 이상 이상한 일이 되지 못한다. 계약결혼의 일종인 동거가 젊은이들 사이에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의 정서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에겐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으로까지 치부되기도 한다.

사실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결혼을 앞두고 1~2년 동안 동거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화했다. 우리 식대로 말하자면 ‘속궁합’까지 철저히 맞춰본 후 서로가 만족했을 때 정식 결혼을 하는 셈. 섹스트러블 때문에 이혼하는 커플이 증가하는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은 장래에 이 같은 흐름이 관행으로 정착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실제 16세기 말 프랑스에서는 ‘시험결혼제도’를 시행했다는 기록까지 있다. 이는 동거중인 남자의 성적 무능력 때문에 상대방이 ‘결별 소송’을 낸 경우, 재판에 앞서 판사가 입회한 가운데 부부생활을 직접 시연해 보이는 제도. 여자와 헤어지고 싶지 않은 남자는 남의 시선을 무시한 채 필사적으로 성관계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반대로 남자와 살기 싫은 여자는 남자에게 성욕 감퇴제를 몰래 먹이는 등 성적 무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한다.

지금 시대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제도이긴 하지만 이런 제도가 만약 오늘날 시행된다면 모르긴 몰라도 불안에 떨어야 할 남성들이 적지 않을 듯싶다. 하루가 다르게 왜소해지는 자신의 ‘물건’ 때문에 가뜩이나 기가 죽어 있는 남성들에게 이런 제도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전훈석/ 마노메디 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