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청 이전을 둘러싸고 광주와 전남의 지역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박광태(朴光泰) 광주시장은 최근 광주지역 국회의원들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간담회를 갖고 전남도가 무안으로 도청이전을 강행할 경우 내년도 도청이전 예산의 국회통과를 저지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이들은 또 현재의 도청 건물을 제 1청사로, 무안군 삼향면의 신청사를 제2청사로 사용토록 정부와 전남도에 요구하기로 했다. 전남도가 이를 거부할 경우 예산 373억원을 전액 삭감하는 데 힘을 모으겠다는 것.
이에 대해 전남 서남권 주민들은 광주시장과 광주 출신 국회의원들이 도청이전에 따른 갈등을 무마하고 지역간 화합을 도모하기는 커녕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에만 집착해 한 뿌리인 광주전남을 이간시키고 있다고 강력 비난하고 있다.
전남도의회는 이와 관련 24일 성명을 통해 “민선 1기 때 도에서 시도통합을 주장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이제와서 도의 예산을 삭감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며 “지역간 분열과갈등을 부추기는 행동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목포시의회와 무안군의회는 25일 긴급 모임을 갖고 도청 이전 반대 방침을 비난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전남지역 국회의원들도 “김영삼 정부 때부터 추진해 온 계속사업을 그동안 가만 있다가 이제 와서 반대하는 것은 순수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행태”라며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04년 완공 목표로 총공사비 2151억원이 투입될 전남도 신청사는 지난해 12월 착공, 공정률 10%를 보이고 있으며 23층 건물 중 지하 2층, 지상 7층 골조공사가 올 연말까지 완료된다. 도청 신축에는 내년 373억원, 2004년 711억원의 국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