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과 장성호.
기아 타선의 ‘핵’인 두 선수의 동반 부진이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를 불렀다.
선두타자로 나선 이종범과 3번타석에 들어선 장성호는 이날 각각 5타수 1안타와 5타수 무안타의 빈공에 허덕였다.
특히 아쉬웠던 대목은 5회말.
1-1 동점상황에서 기아는 1사 후 하위타선인 김상훈의 중전안타와 정성훈의 볼넷으로 1사 1-2루의 역전 찬스를 잡았다.
LG선발 만자니오는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다음 타석에 들어선 이종범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만자니오의 몸쪽직구에 움찔 놀라 몸을 뒤로 빼는 소극적인 타격으로 삼진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물론 일본에서의 부상 악몽이 떠올라 무의식적으로 나온 행동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팀을 이끌어야 할 리더로서 보다 적극적인 모습이 아쉬웠던 대목.
이번 시즌 타격왕 장성호의 방망이도 무디긴 마찬가지. 김종국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고 만것.
흔히 야구는 심리적인 면이 많이 작용하는 멘탈 스포츠라고 한다.
점수를 내야 할때 못내자 이날 8이닝 4안타 6사사구 2실점으로 호투한 리오스도 6회 곧바로 최동수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이종범과 장성호가 살아나지 않으면 기아의 한국시리즈 가는길은 가시밭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