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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 '꿈과 현실']⑤엔터테인먼트

입력 | 2002-10-27 18:14:00



한국은 온라인게임 시장규모 세계 1위다. 영화 입장수입은 매년 25% 늘고 게임시장은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30%씩 커졌다. 카지노업체인 강원랜드는 돈을 쓸어 담고 있다. 이쯤 되면 한국의 즐기는 산업도 만만치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가는 신통치 않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이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증된 미래산업, 지금은 과도기〓2000년 인터넷사이트 운영업체는 회원 수를 늘리는 데 힘을 쏟았다. 회원 수만 많으면 주가가 치솟았다. 2년 후 한때 수백만명의 회원을 거느렸던 회사들은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하나 둘 문을 닫았다.

온라인게임업체는 다르다. 엔씨소프트는 많은 이익을 내며 코스닥 시가총액 8위 업체로 부상했다. NHN은 ‘한게임’만으로 순이익의 대부분을 벌어들인다.

영화와 카지노산업도 돈을 벌고 있다. 다른 미래산업이 가능성만 보여주는 데 비해 엔터테인먼트산업은 검증된 미래산업이다.

주5일 근무제도 엔터테인먼트산업에 도움이 된다. 최근 금요일 영화관람객 수는 50% 이상 늘었다. 강원랜드에는 늘 빈자리가 없다.

하지만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엔터테인먼트업체와 방송사 관계자들이 구속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업계가 투명해지면서 산업의 모양새를 갖춰 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분야별 특성을 살펴라〓영화 게임 음반이 대박을 터뜨릴 확률은 10%도 안 된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은 성장성 못지않게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뜻이다.

영화업계의 기상도는 ‘구름이 약간 낀 맑음’이다. 정부의 소비억제정책으로 문화비 지출은 줄었다. 그러나 연 25%의 성장률은 영화산업의 밝은 미래를 보여준다. CJ엔터테인먼트와 플레너스가 안정적 수입원인 복합상영관을 늘리는 것도 호재.

게임시장은 ‘차차 갬’, 음반산업은 ‘흐림’이다.

게임산업은 정부 규제가 걸림돌이다. 정부는 최근 ‘리니지’ 게임에 대해 18세 이하 이용불가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삼성증권 강성빈 연구원은 “게임업종은 일정 궤도에 오르면 추가 투자비가 들지 않고 이용자의 중독성이 강하다”며 꾸준한 수익성 개선을 기대했다.

음반시장은 정체상태. 작년 총매출액은 4379억원으로 4년 전과 비슷하다. 값싼 카세트테이프 비중이 50%에 달하고 불법복제도 심하다. 미국과 일본은 비싼 콤팩트디스크 비중이 99%에 달한다.

카지노업계에서는 강원랜드의 수익성과 파라다이스의 안정성이 눈길을 끈다. 강원랜드는 정부정책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기 때문에 주식투자의 위험이 높은 편. 반면 외국인 전용인 파라다이스는 실적이 안정돼 있다.

▽합치고 커져라〓미국 월트디즈니의 작년 매출액은 253억달러. 31조원을 넘는다. 반면 국내업계 1위인 엔씨소프트와 CJ엔터테인먼트의 작년 매출액은 1247억원과 651억원에 불과하다. 강원랜드 매출액도 4500억원을 넘지 못한다.

게임업체는 워낙 영세업체들이 난립해 수백∼수천개로 추정할 뿐 정확한 숫자도 알 수 없다. 강 연구원은 “월트디즈니는 하나의 소재로 게임 영화 음반 인형 등을 만든다”며 “엔터테인먼트산업은 합치고 커질수록 좋다”고 말했다.

해외진출도 중요하다. 국내 게임이나 음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었기 때문. 한류(韓流) 열풍을 이용한 동남아 음반시장 진출이 모범적 사례이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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