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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FG]아·태장애인경기 ‘그들만의 잔치’

입력 | 2002-10-28 17:25:00


‘평등을 향한 힘찬 도전’이란 대회 슬로건을 내걸고 개막된 부산 아시아태평양장애인경기대회(FG)가 차가운 날씨 속에 시민들의 관심이 떨어져 장애인들이 펼치는 인간 승리의 감동이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썰렁한 관중석〓대회 첫 날인 27일 육상 경기가 열린 아시아드주경기장에는 5만4000여석의 관중석 가운데 좌석점유율이 2%에 불과한 1100여명만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 조차도 참가국 부산시민 서포터스나 참가 선수들의 가족이 대부분이어서 일반 관중은 거의 없는 실정.

이날 사격경기가 열린 경남 창원종합사격장(좌석점유율 1.8%)과 탁구 경기장인 사직체육관(〃 3%), 배구 경기장인 기장체육관(〃 6.6%) 등 대부분의 경기장에서 관중석이 텅텅 비었다.

그나마 2165석의 사직수영장은 3100여명이 몰렸고, 펜싱경기가 열린 150석의 강서체육관보조경기장에는 212명이 몰려 2군데만 관중이 좌석을 초과했다.

▽장애인에 대한 무관심〓개막식이 열린 26일 휠체어를 타고 아시아드주경기장을 찾은 일부 장애인들이 2시간을 헤매다가 귀가한 사실이 밝혀져 장애인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날 개막식 2시간 전에 대구에서 도착한 김모씨(40)의 경우 자원봉사자 등의 무성의로 휠체어 좌석을 찾지 못해 개막식도 못보고 귀가하고 말았다.

이날 5만4535석의 주경기장에 마련된 장애인 좌석은 고작 150석에 불과했다.

한편 ‘장애인 이동권확보를 위한 부산연대’는 “부산지하철 장애인 리프트 중 73%가 최근 실시한 안전검사에서 불합격 처리됐다”며 장애인 이동시스템의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함께하는 아름다움〓요트 항해가인 김현곤(金鉉坤·41) 임순애(林純愛·40)씨 부부는 6월부터 140여일간 24개국 35개 도시를 돌며 부산 FG 홍보와 해외 성화를 요트로 봉송해 왔다. 1만2000㎞의 항해 끝에 26일 부산에 무사히 도착한 이들 부부는 “힘들었지만 장애인에 대한 일시적인 관심보다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달라는 뜻에서 파도와 싸웠다”고 말했다.

대회 참가 40개국별로 30∼500명으로 구성된 3600명의 부산시민 서포터스도 장애인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