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채 발걸음을 떼지도 않았는데 봄을 꿈꾸는가. 주요 화장품 메이커들의 올 겨울 메이크업 제안에는 ‘봄’이 담겨 있다. 그러나 생기로 충만하지만 고요한, 정중동(靜中動)의 봄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발랄한 봄, 풍성하면서도 떠들썩한 봄날의 꿈을 담고 있다. 왜 그럴까. 겨울은 한 해의 오고 감이 교차하는 계절. 덕택에 한국의 겨울은 늘 입김과 종종걸음의 시절만은 아니었다. 축제, 파티, 명절로 풍성한 이 계절에 봄날의 화사함으로 무장해 보자.》
●에스티 로더, 은은한 금빛으로 부드럽게
‘힘든 일은 다 잊자. 그리고 흥겨운 파티의 주인공으로 변신하자.’
에스티 로더가 제안하는 올 겨울 메이크업 키워드는 ‘축제’. 지난해 일어난 9·11테러의 악몽, 이어지는 전쟁과 테러의 공포는 얼굴에 그늘을 만들었다. 그러나 언제까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올 겨울에는 가족 친구 등 소중한 사람과 흥겨운 파티를 즐기는 주인공의 표정을 연출해보자.
에스티 로더는 올 겨울 메이크업 스타일로 상반된 두 가지를 내놨다. 정열적이고 화려한 느낌이 뚝뚝 묻어나는 벨벳 스타일. 따뜻하면서도 빛이 나는 은은한 금빛으로 전체 분위기를 맞추고 벨벳 특유의 부드러운 촉감을 입히는 것. 골드, 바이올렛, 진저색의 아이섀도나 아이라이너로 깊고 그윽한 눈을 표현한다.
여기에 에스티 로더의 ‘퓨어컬러 벨벳’ 립스틱으로 벨벳 촉감을 입혀 입술을 마무리하는 것이 포인트.
눈꽃처럼 은은하게 반짝이는 크리스털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메이크업 포인트는 밝고 환한 바탕에 백금처럼 은은하게 빛나는 스타일. 은빛 아이섀도로 차가운 매력을 발산하는 눈을 만든다.
은은한 장밋빛 ‘퓨어컬러 크리스털’ 립스틱으로 입술에 포인트를 주면 눈꽃처럼 빛나는 ‘얼음공주’의 분위기가 살아난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헤라, 반짝이는 펄 마무리 섹시하게
날씨가 쌀쌀해질수록 사람들은 따뜻함을 찾아 서로 모이고 입김을 교환한다.
여성들에게 모임이 많은 겨울은 새로운 패션의 계절이다.
태평양의 간판 화장품 브랜드인 헤라는 최근 올해 겨울 메이크업의 핵심으로 ‘빛이 나는 얼굴’을 꼽았다.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어온 옅은 ‘투명 화장’은 올 겨울 눈부신 ‘광택 화장’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도 빛을 내는 여성의 얼굴은 항상 주목받기 마련. 파운데이션과 파우더를 바른 뒤 헤라 시머 페이스(Shimmer face) 1호 스폿 스노(Spot Snow)를 턱, 콧등, 뺨, 이마 등 얼굴의 튀어나온 부위에 발라준다.
반짝이는 작은 입자(펄)를 더욱 미세하게 만들어 피부 전체에서 광택이 나도록 했다.
빛나는 얼굴에 어울리는 눈은 역시 섹시하고 우아해야 한다. 아이섀도에 포함된 다양한 색상을 적절히 섞어 쓰면서도 각 색상이 살아나도록 한다.
라벤더, 로즈, 바이올렛, 샴페인 골드 등으로 꾸민 눈은 어느 장소에서도 화려함을 잃지 않는다.
마무리는 어두운 브론즈 색상의 립스틱을 이용한다. ‘럭셔리’한 화장을 가라앉히고 지적인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다. 낮이라면 와인 색상 립스틱으로 화려함을 유지해도 무방하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오휘, 바이올렛 컬러로 우아하게
뼈를 앙상하게 드러낸 가로수, 옷깃을 여미는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 거리 위로 흩어지는 테이크 아웃 커피의 구수한 향기…. 이런 분위기에서는 이국적인 여인의 화려함이 더욱 빛을 발한다.
오휘는 올 겨울 ‘낯설고 새로운 곳을 여행하면서 느끼는 신비감’을 연출하라고 권한다. 바이올렛 컬러를 이용해 우아하고 이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이번 메이크업의 키 포인트다.
첫번째 느낌은 ‘미스티 골드(Misty Gold)’.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골드톤 섀도를 눈두덩 전체에 펴바른 뒤 쌍꺼풀 주위에 카키 섀도를 다시 발라준다.
풍부한 두 가지 색감으로 눈매를 강조할 수 있다. 입술에는 브라운 컬러의 립스틱으로 촉촉함을 표현한다.
두번째 패턴은 ‘에스닉 바이올렛(Ethnic Violet)’. 와인 컬러의 아이섀도는 로맨틱하면서도 우아하고 이지적인 느낌의 여인을 표현한다. 골드펄로 약간의 포인트를 주고 눈썹은 다소 굵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오휘 새틴 베일 섀도의 가격은 3만5000원.
피부는 하얗게 표현되도록 투명파우더를 발라준다. 장밋빛 립스틱에 글로스를 덧발라 다소 차가워 보이는 입가를 연출하면 이국적 분위기를 조화시킬 수 있다. 입술라인이 도드라지지 않아야 분위기가 살아난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오르비스, 오리엔탈 무드 강조 신비롭게
찬바람이 매서운 겨울의 문턱. 움츠러들기 쉬운 기분을 색다른 화장으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올 겨울 오르비스가 제안하는 메이크업은 신비한 느낌의 ‘오리엔탈 무드’. 잿빛 도시의 황량함을 배경으로 성숙함이 묻어나는 동양적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두툼하고 짙은 색깔의 양모 스카프에 잘 어울리는 고혹적인 분위기다.
짙고 풍부한 속눈썹은 동양적 선의 미(美)를 부각시킬 수 있는 매력 포인트. 리퀴드 아이라이너와 활 모양으로 된 볼륨 업 마스카라의 브러시를 이용하면 또렷하고 도발적인 눈매가 살아난다. 펄 퍼플 아이섀도를 눈 밑에 살짝 발라주면 화사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가격은 1만∼1만6000원 선.
입술은 겨울철에 특히 건조해지거나 트기 쉬우므로 촉촉함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오르비스 퓨어립스틱은 식물성 보습성분이 입술의 표면을 덮어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짙은 자줏빛 계열의 색상이 눈의 메이크업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위에 젤리글로스를 바르면 부드러운 느낌을 유지할 수 있다. 펄이 투박하지 않고 투명한 느낌을 준다.
연한 장밋빛의 두 가지 색을 겹쳐 칠하는 오르비스 치크컬러를 쓰면 마무리가 깔끔하다. 색이 섞이거나 탁해지지 않도록 가벼운 터치로 정리하면 된다. 가격은 1만3000원.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