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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특집]‘발렌타인’ 17년산 생산량 40% 한국서 팔려

입력 | 2002-10-28 17:48:00

얼라이드 도멕사의 ‘발렌타인’ 제품들.


명품(名品)에는 의류나 시계, 화장품, 가방, 구두, 보석 등 잡화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술도 오랜 전통과 우수한 품질로 당당히 명품 대열에 서는 제품이 많다.

한국인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스카치 위스키인 ‘발렌타인’도 그 중 하나.

영국 얼라이드 도멕사(社)가 생산하는 발렌타인의 역사는 1853년 영국인 조지 발렌타인이 보리로 만든 몰트위스키와 옥수수나 기타 곡물로 만든 그레인위스키를 섞어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들면서부터 시작됐다.

조지 발렌타인은 새로 만든 위스키 라벨에 그의 이름을 붙여 판매했다. 잡지 광고 등을 통해 독자브랜드를 키워나갔고 판매도 늘렸다. 1881년에는 수출도 시작했다.

그후 사업은 장남인 아키발드 발렌타인이 이어받았다. 그는 프린스 스트리트에 매장을 열고 고급 위스키의 이미지를 키워갔다. 이어 조지의 손자가 대를 이어 이 사업을 해나갔다.

이 과정에서 빅토리아 여왕이 스코틀랜드를 방문해 ‘왕실보증서’를 주면서 발렌타인은 황실이 인정하는 명품으로 성장했다.

발렌타인은 맑고 깨끗한 스코틀랜드의 자연 속에서 자란 보리와 리벳강의 물을 원료로 한다. 발렌타인 위스키 원액의 품질은 여기서 나온다. 원액은 스코틀랜드 전역에 흩어져 있는 증류소에서 얻어진다. 이를 엄선해 마스터 블렌더가 혼합함으로써 그 맛과 향이 결정되는 것이다.

발렌타인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발렌타인 파인스트’, ‘12년산’, ‘17년산’, ‘21년산’, ‘30년산’ 등…. 이 가운데 17년산은 한국이 최대 소비국이다. 지난해에는 발렌타인 생산량 16만 상자 가운데 37.5%에 해당하는 6만 상자가 한국에서 팔렸다. 2000년부터 올 8월까지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9개 면세점에서 모두 444억6600만원어치가 판매돼 면세점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할 정도다.

이 때문에 얼라이드 도멕은 한국인을 겨냥한 전략 상품인 ‘발렌타인 마스터스’까지 내놓고 있다. 이 제품은 현재 한국에서만 팔리고 있다.

루이뷔통 가방으로 유명한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도 명품 술 제조업체다. 이 회사는 1987년 코냑으로 유명한 모에에네시사(社)와 피혁제품 전문 루이뷔통사(社)가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좀 투박하게 표현하면 ‘술도가’와 ‘갖바치’의 만남인 셈.

대표적인 제품은 ‘모엣 & 샹동 샴페인’. 18세기 프랑스 국왕인 루이 15세가 궁정에서 친밀한 만찬을 가질 때 마셨다는 이 술은 요즘도 영국 덴마크 스웨덴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 왕실에서 대관식이나 왕실 결혼식 때 사용된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