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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토론마당]대북 현금지원 중단 여부

입력 | 2002-10-29 18:27:00


▼北 믿을 수 없어…더 늦기전에 조치 취해야▼

현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대북 관계를 유연한 국면으로 이끌겠다는 기조 아래 국민적 동의에서 일탈한 방식으로까지 북한당국에 대해 현금과 곡물, 비료 등을 무상 지급하는 등 지대한 공(功)을 들여왔다. 물론 그러한 정성이 있었기에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가능했고, 금강산관광 뱃길이 열렸으며, 경의선 복원공사가 시작되는 등 가시적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그동안 부인하고 있던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우리 정부의 금과옥조와도 같던 햇볕정책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동안의 대북 현금지원 문제를 두고 혹자는 그 돈이 결국엔 북한의 총과 칼 구입자금이 되어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었는데, 결국 그 주장이 사실이 된 느낌이어서 섬뜩하다. 북한에 대한 현금지원은 이제라도 중단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북한 당국은 어쩔 수 없는 ‘양치기 소년’이었기 때문이다.

홍관호 대전 동구 가양2동

▼조건부 지원 제안후 협정위반땐 즉각 중단▼

햇볕정책에 따라 정부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대북 대화 및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물론 북한은 통일의 대상이고 같은 민족이므로 이 같은 지원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적지 않다. 하지만 북한이 우리의 지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접근하는지, 또 과연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북한은 같은 민족조차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돌출적인 행동을 자주 하고 있다. 최근에도 제네바합의를 깬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 정부도 무작정 지원할 것이 아니라 조건부로, 때로는 확약을 받고 돕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서로가 합의한 협정을 위반할 때는 당장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로부터 벗어나기는 했지만 아직 국내외 경제여건이 호전된 것은 아니다.

북한이 우리의 지원을 군사 목적으로 악용할 경우 당장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북한은 언제든지 이를 전력증강용으로 전용할 가능성이 많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최남이 경남 창녕군 영산면 죽사리

▼"核포기" 설득하며 상황에 따라 지원수위 조절▼

우리의 대북관계는 강대국의 이해관계도 얽혀 있어 독자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게다가 북한의 태도는 늘 복선을 깔고 의혹을 남겨 액면 그대로 믿기 힘들다.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주라’는 말이 있다. 미워도 북한을 상대로 대화하고 협력하며 현안들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방법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 만약 북한과의 관계가 또다시 긴장과 대결로 치닫는다면 국방비는 더욱 늘어나고 경제성장이나 국민의 복리후생은 더욱 늦춰질 수밖에 없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듯이 언젠가는 북한이 우리의 도움을 이해하고 우리측 의도대로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같은 민족이며 궁극적으로 같이 살아가야 할 공동운명체가 아닌가. 수위를 조절하는 한이 있더라도 현재의 햇볕정책과 지원은 계속돼야 할 것으로 믿는다. 단 핵무기 개발은 국가안보와 직접 관련이 있으므로 북한이 포기하도록 설득하면서 상황 진척에 따라 경제적 물질적 지원의 수위를 조절해 가는 지혜를 발휘했으면 한다.

우정렬 부산 중구 보수동

▼93년 핵 위기때완 달라…미국식 일방주의 경계를▼

북한의 이번 핵개발 프로그램 시인은 그 자체로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로 인해 야당은 물론, 여당과 정부 일각에서도 대북 현금지원과 같은 햇볕정책의 지속적 추진 여부에 회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북 핵사태는 ‘불바다’ 운운하던 1993년의 경우와는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의 존재 사실을 스스로 자백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핵 카드는 대미 협상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이라크와는 다른 외교적 해결을 할 것임을 천명한 것도 이를 증명해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북 현금지원의 갑작스러운 중단은 지금까지 이루어놓은 여타 분야의 성과물들을 일시에 허물어버릴 수 있다. 온 국민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부산 아시아경기대회는 북한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지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미국식 일방주의에 무조건 동참할 일만은 아니다.

민경훈 인천 부평구 청천2동

▶‘금강산 관광 등 대북 현금지원 중단여부’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집계결과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은 현금지원 찬성 40%, 반대 60%였습니다.

다음주 ‘독자토론마당’의 주제는 ‘국회에 여성의원용 사우나를 설치해야 하나’입니다. 최근 국회가 심의한 2003년 예산안에는 5억1000만원을 들여 국회에 여성의원 전용 사우나를 만드는 비용이 들어 있습니다. 이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밝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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