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한 것은 선택이 바닥난 북한체제의 울부짖음이며, 북한은 핵무기를 추구하는 야심 속에 체제 붕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의 아시아판 최신호(11월4일자)가 보도했다.
타임은 아시아판 커버스토리에서 탈북자와 국제구호기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경제체제가 붕괴되고 주민들이 외부 세계에 노출되면서 베를린 장벽 붕괴 직전의 동(東)베를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전했다. 길거리에 거지들이 들끓고, 약품 부족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북한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도 때가 너무 늦은 상황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특히 7월 단행된 경제개혁은 주민에게 혜택을 주기보다는 식량난을 부채질해 주민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두만강을 넘은 탈북자들은 7월 이후 농산물 값이 폭등해 주민들의 굶주림이 더 심해졌다고 말한다.
주민들은 당국에 대해 여전히 겁먹고 있지만 하급 관리들의 좌절감이 증폭되면서 체제의 틈새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엘리트 집단 내에서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 대한 권위에 도전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북한 체제 내 불안으로 실패한 쿠데타에 대한 소문이 나돌고 있는 것.
타임은 북한이 핵 개발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북한의 개혁, 특히 신의주 특구 개발이 더 이상 성과를 거둘 수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과의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누구도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