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1일부터 시작된 종합주가지수 상승은 삼성전자의 철저한 독무대였다.
반도체 가격 오름세에 힘입은 삼성전자의 상승은 종합주가지수 상승에 33%나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내로라하는 시가총액 상위 블루칩들은 삼성전자의 독주를 보고만 있다.
▽독주하는 삼성전자〓10일부터 29일까지 종합주가지수는 584.04에서 673.18로 15.2%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29.0% 올라 시장 평균보다 14%포인트 더 올랐다.
다른 블루칩들은 철저히 소외됐다. 국민은행은 그나마 14.4% 올랐지만 POSCO(9.6%) KT(1.2%) 등은 평균 상승률을 많이 밑돌았다. SKT(-0.8%)와 한국전력(-5.1%)은 오히려 값이 떨어졌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수가 89.1포인트 오르는 데 삼성전자가 33%(29.7포인트) 기여한 반면 다른 5종목은 5.5%(4.9포인트) 기여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에 이어 부상하는 주도주가 있어야 시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데 나머지 블루칩들의 주가 행보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사연 저런 사연〓삼성전자를 제외한 5대 블루칩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이들이 조만간 시장의 대안으로 부상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국민은행 주가는 가계대출 증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성병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민비씨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이 9월 말 현재 7.88%를 나타내는 등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9월 말 현재 2.3%대인 가계대출 연체율도 증가하는 추세이고 4·4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외국인투자가들이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것.
정승교 LG증권 연구위원은 KT와 SKT의 주가가 부진한 원인을 “정부의 규제 리스크가 늘어나 외국인투자가의 투자 매력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한국 정부가 통신서비스 업체에 요금 인하를 강요해 마진을 조정하거나 민영화 과정 등에 간여하는 것을 심각한 시장왜곡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통신업체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많은 논란을 빚어 왔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헌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경기방어주이면서도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심하게 소외된 종목”이라고 말했다. 이익과 직접 연관되는 전기요금 인상과 남동발전 매각 등도 당장은 어렵다는 전망.
송종혁 우리증권 과장은 POSCO에 대해 “내년 1·4분기 경기와 철강 수요에 대한 불안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망이 좋아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