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루수 최동수(가운데)가 9회초 1사 상황에서 기아 이종범의 파울 플라이를 몸을 날려 힘겹게 잡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전영한기자]
이상훈이 이끄는 불펜의 LG가 원투스리 펀치까지 보유한 선발 마운드의 기아를 3-2로 꺾고 2승2패를 기록,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 승부는 최종 5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4차전. 외국인 에이스의 선발 맞대결은 1회에 희비가 엇갈렸다.
기아는 1회초 LG 만자니오를 상대로 선두 이종범의 우익선상 2루타에 이은 장성호의 오른쪽 적시타로 1점을 먼저 뽑으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LG는 곧 이은 1회말 이병규의 왼쪽 안타 후 몸이 덜 풀린 기아 리오스가 2번이나 몸에 맞는 공을 던지는 사이 2사 만루를 만들고 6번 지명타자 심성보가 2타점짜리 가운데 적시타를 날려 승부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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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부터는 팽팽한 투수전. LG가 4회말 이종렬-조인성-권용관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보태자 기아는 5회초 이종범의 볼넷과 장성호의 오른쪽 안타로 만든 1사 1, 3루에서 홍세완의 희생플라이로 멍군을 불렀다.
이후 LG는 6회 무사 2루, 7회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불펜투수 장문석-유택현-이동현이 고비를 넘겼고 8회 이상훈에게 바통을 넘겼다.
현대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연속 LG의 승리를 지켰지만 플레이오프에선 세이브를 기록하지 못했던 이상훈은 2이닝 동안 3안타를 맞았으나 무실점으로 막고 포스트시즌 3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이상훈은 8회 1사 1루에서 날렵한 견제구로 1루 주자 김경언을 잡아내는 노련함을 선보였고 9회에는 2사 후 김종국 장성호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1, 3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마지막 타자 홍세완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경기를 끝냈다.
LG 외국인 타자 마르티네스는 네 번째 타석인 7회 왼쪽 안타를 날려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포스트시즌 12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기아는 전날 최상덕에 이어 리오스가 이틀 연속 완투했지만 1점차를 극복하지 못한 채 물러나야 했다.
단판 승부에 한국시리즈행 티켓이 걸린 최종 5차전은 11월1일 오후 6시 장소를 옮겨 기아의 홈구장 광주에서 열린다.
▼양팀 감독의 말▼
▽LG 김성근 감독〓‘굿게임’이었다. 정말로 양 팀이 좋은 경기를 펼쳤다. 박진감이 있었다. 초반에 대패할 수 있었는데 1회 우익수 마르티네스가 좋은 홈 송구로 3루주자의 득점을 막은 게 큰 승인이다. 오늘 경기는 수비로 이겼다. 선수들 모두 훌륭한 수비를 해줬다. LG가 이만한 힘을 갖고 있었는지 나도 놀랐다. 5차전 선발은 집에 가서 생각해 봐야겠다.
▽기아 김성한 감독〓계속 강공으로 밀어붙였는데 성공하지 못한 게 패인이다. 7회 찬스에서도 장성호를 믿고 강공을 시켰는데 뜻대로 안됐다. 선발 리오스는 볼에 힘이 있었지만 자꾸 공이 가운데로 들어가는 바람에 안타를 많이 맞았다. 5차전에선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