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해 숨가쁜 레이스를 펼친 호랑이와 쌍둥이가 운명의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11월의 첫날 광주에서 벌어지는 기아와 LG의 플레이오프(PO) 최종 5차전.
2승2패로 팽팽히 맞선 양팀은 배수진을 치고 총력전을 펼친다. 어떤 예상도 불허하는 단판 대결에서 과연 승리의 여신은 어느 쪽 더그아웃에 미소를 보낼까. 빛고을 일전을 앞둔 기아와 LG의 전력을 분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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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기아는 정규시즌 19승의 다승왕 키퍼가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시즌 LG전 3승(1패)의 키퍼는 지난달 27일 2차전에서 LG타선을 6안타 1실점으로 봉쇄하며 천적의 면모를 지켰다. LG는 현대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를 따낸 최원호가 출사표를 던졌다. PO 2,3차전에서 ‘땜질 등판’한 최원호는 2차전 연장 11회에 뼈아픈 보크로 패배의 멍에를 썼다. 매 경기 투수진을 총동원하고 있는 LG의 입장에서는 최원호가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승패의 관건. 중량감이나 등판 간격에서나 키퍼가 한결 유리한 입장인 것은 분명하다.
▽열쇠〓양팀 공격의 핵인 기아 장성호와 LG 이병규의 어깨가 무겁다. 정규시즌 타격왕 장성호는 4차전에서 5타수4안타 1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매서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3차전까지 1할대의 타율에 그쳤던 이병규는 4차전에서 4타수2안타 1득점으로 모처럼 이름값을 해냈다. 5차전에서도 이들 왼손타자의 한방에 희비가 엇갈릴 공산이 크다.
4차전에서 자신의 PO 첫 세이브를 올린 LG 마무리 이상훈도 키플레이어. PO 초반 위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던 이상훈은 특유의 화끈한 제스처와 함께 뒷문 단속에 나선다.
4차전까지 실책이 단 한 개도 없는 깔끔한 경기를 펼친 양팀은 결정적인 에러를 경계해야 승산이 있다. 펜스 길이가 짧은 광주 구장에서는 홈런 한방에 울고 웃을 것으로 보인다.
▽고민〓기아는 신인투수 김진우가 ‘뜨거운 감자’다. 정규시즌 선발로 나서 12승(11패)을 거뒀던 김진우는 포스트시즌 들어 마무리로 변신했으나 불길을 잡기는커녕 오히려 기름을 부었다. PO 1, 2차전에서 3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이 무려 18점. 루키로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해 지나친 부담감에 시달린 탓. PO 3,4차전에서는 최상덕과 리오스의 잇단 완투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LG는 약한 선발진이 부담스럽다. 오죽하면 김성근 감독이 “우리 팀은 선발의 의미가 없으며 벌떼작전으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했을까. LG가 아무리 중간과 마무리가 강하다고 하지만 초반에 무너질 경우 대책이 없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