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울산과 전북 군산에 대규모 ‘자동차 부품 집적단지’(클러스터)를 처음으로 건립하기로 함에 따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세계 자동차 부품업체가 대형화, 전문화하는 추세에서 관련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 발표 시기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선거용’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한다.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은 ‘무역수지 효자 업종’으로 꼽힌다. 그러나 기업 규모가 작은 데다 핵심기술력이 떨어지고 내수 의존도가 너무 높아 ‘집적효과’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부품업계의 현주소와 과제〓산자부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까지 공기응축기 등 국내 자동차 부품의 수출은 16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 늘었다. 이 기간 중 관련분야 무역흑자는 3억4300만달러.
부품 무역수지는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흑자를 올렸다. 다만 흑자액은 들쭉날쭉하다.
자동차부품업체에 대한 외국인 투자도 96년 이후 크게 늘었다. 올 6월 말 현재 213개 업체에 22억2200만달러 규모로 외자 유치에 한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1100여개 부품업체(1차 납품업체 기준)의 1인당 생산액은 연간 49억1100만원으로 일본(127억9800만원)의 38%에 그쳤다. 1인당 부가가치도 19억7600만원으로 일본(42억4400만원)의 47%에 불과하다. 완성차 업체의 주문이 아니라 자체 기술로 개발한 후 납품을 인정받는 ‘승인도 부품비율’도 33%로 일본(70%)보다 훨씬 낮다.
▽세계 자동차 부품 업계 동향〓세계 자동차 완성차 업체들이 인수합병(M&A) 등으로 대형화하는 것과 같이 요즘 해외 부품업체도 ‘몸집 불리기’가 한창이다. 독일 보쉬가 26개국에 126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
지난 10년간 세계 부품업체 수는 3만개에서 8000개가량으로 줄었다. 현재 25개가량인 글로벌 대형부품업체는 앞으로 10개가량으로 압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자동차에 전자와 컴퓨터 기술을 접목하는 ‘카일렉트로닉스’화 비율도 현재 20%에서 2009년 32%까지 높아지는 등 ‘자동차의 전자 제품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자부는 부품별 기술혁신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별로 특화된 기술개발을 지원키로 했다. 특히 대학과 연계해 울산대는 자동화 관련 부품, 전북대는 금형, 군산대는 섀시 등을 집중 개발토록 지원할 예정이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