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명섭(金明燮) 강성구(姜成求) 의원이 1일 본격 탈당의 첫 테이프를 끊음으로써 ‘탈당 도미노’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이들의 탈당은 그동안 탈당결행의 문턱에서 주춤거려온 비노(非盧)-반노(反盧) 성향의 ‘대통령후보 단일화 추진협의회’ 소속 의원들의 집단탈당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다만 현재로선 과연 몇 명이 탈당할 것인지를 예측하긴 힘든 게 사실이다. 후단협측은 17, 18명 의원의 탈당계를 모아둔 상태라고 밝히고 있지만, 탈당계 취합에 깊숙이 관여해 온 한 핵심 관계자는 1일에도 “솔직히 의원들의 생각이 조석으로 바뀌고 있어 그 규모를 장담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탈당 규모와 관련, 이윤수(李允洙) 의원은 “당장 탈당하자는 의원이 8명,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명을 채운 뒤 탈당하자는 의원이 8명 정도 된다. 이밖에 2,3명의 의원이 함께 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전했다.
따라서 후단협내에서도 강경파에 속하는 의원과 일부 신중파 의원들은 탈당하겠지만 ‘정치적 고아’가 될 것을 우려해 머뭇거리는 의원들 일부는 결국 잔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탈당파들의 목표는 1차적으로 이한동(李漢東) 전 국무총리, 안동선(安東善) 의원 등 무소속 의원들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의원측과 자민련간의 ‘4자 연대’를 통해 궁극적으로 후보단일화를 이뤄낸다는 것이다.
이들이 교섭단체를 구성, 후보단일화 압박에 나설 경우 현실적으로 대선구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탈당파 의원 개개인의 속내는 제각각이어서 이들이 대오를 맞추어 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강성구 의원의 경우도 “단일화는 이미 물건너 갔다고 본다. 일단 탈당한 뒤 어떤 진로를 택할지는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말해 왔다. 강 의원은 실제로 최근 후단협측 핵심 관계자들과는 별로 교류가 없어 독자적으로 탈당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길 박상규 의원 등 후단협 핵심 관계자 10여명이 이날 긴급 회동, 4일 탈당하기로 가닥을 잡은 직후 두 의원이 독자적으로 탈당계를 제출한 것도 이들간에 횡적 교감대가 없음을 반영하고 있다.
심지어 탈당계를 제출했던 의원중 한두명은 탈당계를 되찾아갔다는 후문이며, 후단협측이 탈당파로 분류하고 있는 경기의 한 의원은 한나라당행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일부 의원들이 ‘선(先) 탈당’하더라도 결국 교섭단체가 구성될 때까지 무소속연대 형식으로 상황을 관망하다 제각기 자기길로 뿔뿔이 흩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