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음반의 목표는 18만장입니다.”
가수 이문세는 최근 발표한 새음반(14집)의 판매 목표를 18만장을 정했다. 전성기 시절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지만 요즘 음반 장세로 보면 ‘히트’수준이다.
18만장의 근거는 지난해 전국 순회 콘서트 ‘이문세 독창회’를 찾아온 관객의 숫자. 지난해 10개월간 80회의 콘서트로 매회 매진을 기록하며 중견 가수의 뚝심을 선보였다.
“그들이 한장씩만 구입하면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 30, 40대인 그들은 이상스레 새음반 구입에는 소극적이예요. 새 것을 흡수하는 게 불편한 건지, 옛날 추억만 고집하는 건지.”
새음반은 바로 그 독창회 팬들을 위한 ‘맞춤’ 음반이다. 타이틀곡 ‘내사랑 심수봉’(작사 작곡 노영심)은 제목부터 그렇다. 이문세는 “심수봉은 ‘젊은 태양’ 등으로 70년대말 대학 문화와 기성 가요의 접점에서 두 문화를 아울렀던 가수”이라며 “30, 40대 팬들의 ‘그때 그 시절’을 일깨워주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가사는 30대 팬들에게 예전의 정열을 되찾자고 부추긴다.
‘불러보자 한때는 눈물짓던 나 그래도 진실했던 나 고향처럼 불러보자’(가사 일부)
첫 트랙의 수록곡 ‘빨간 내복’(작사 이문세 작곡 김미은)은 20대 팬들도 실감하기 어려운 제목이다. ‘빨간 내복’은 가난했지만 정겨웠던 시절에 대한 추억을 담고 있다.
새음반은 특히 이문세의 오랜 발라드 콤비인 이영훈의 노래가 한곡도 없다. 이문세는 “변화를 위해 서로 음악적 쉼표를 찍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새음반에서 그는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했다. 후배 가수들도 “쉼없는 음악 욕심이 놀랍다”고 입을 모은다.
래퍼 양동근과 함께 부른 ‘유치찬란’(작사 작곡 이문세)과 아카펠라 ‘송 프롬 더 스노’(작사 김성근 작곡 조성우), 포크 록 분위기의 ‘애국심’(작사 작곡 이문세) 등이 그런 면모를 담은 노래들.
이문세는 또 공세적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전화 판매(1588-5858)도 처음 시도했고 음반 CF도 찍었다.
“30, 40대팬들이 매장 문턱을 너무 높게 여겨요. 그들이 오지 않으니 내가 다가 서야죠. 그들은 사실 한번 물꼬가 터지면 누구보다 오래 갈 수 있는 팬들입니다.”
허엽기자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