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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삼성 첫승… “꿈★이 익는다”

입력 | 2002-11-03 18:11:00

삼성 강동우(오른쪽)가 1-1 동점이던 5회 무사 2루 상황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점짜리 결승홈런을 때린 뒤 선행주자였던 박정환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연합


프로야구 21년 역사상 최대 화두인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 꿈이 올해는 풀리려나.

사상 처음으로 60대 노감독끼리 맞붙은 2002한국시리즈. ‘코끼리’ 김응룡 감독(61·삼성)이 ‘승부사’ 김성근 감독(60·LG)보다 먼저 웃었다.

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1차전. 7전8기의 첫 우승을 노리는 삼성은 갈베스와 리베라가 속을 썩였던 지난해와 달리 외국인 선수가 투타에서 맹활약하고 강동우와 이승엽의 왼손 쌍포가 불을 뿜은 데 힘입어 4-1로 역전승했다. ‘만년 준우승팀’ 삼성이 1차전을 이기기는 5패(1무) 후 두산에 첫승을 거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LG의 좌타라인을 맞아 1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은 왼손 선발 엘비라는 몸이 덜 풀린 1회초 선두 유지현에게 초구를 던진 게 2루타를 맞아 1실점하긴 했지만 9회 1사까지 탈삼진 7개를 곁들이며 4안타 1실점으로 호투,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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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졸지에 1점을 내준 1회말 공수교대를 하자마자 선두 강동우가 왼쪽안타를 치고 나간 뒤 박한이의 희생번트에 이은 이승엽의 가운데 적시타로 손쉽게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로써 이승엽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7경기 연속 안타와 타점을 동시에 올리는 맹타 행진을 이어갔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1-1의 균형이 깨진 것은 5회말. 삼성은 선두 박정환이 LG 선발 김민기를 상대로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날려 일거에 분위기를 띄운 뒤 이날의 영웅 강동우가 볼카운트 원볼에서 136㎞짜리 한가운데 직구를 놓치지 않고 오른쪽 담을 넘기는 결승 2점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삼성은 6회에도 선두 브리또가 바뀐 투수 이승호를 상대로 좌중간을 넘기는 1점홈런을 쏘아올려 LG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홈런은 포스트시즌 300번째 홈런.

LG는 9회초 1사후 투수 엘비라가 노장진으로 바뀐 뒤 마르티네스의 내야안타와 부상투혼을 보인 대타 김재현의 오른쪽 안타로 1사 1, 2루의 찬스를 만들기는 했지만 이병규와 대타 이일의가 범타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컵까지 거머쥔 경우는 삼성의 전후기 통합 우승으로 한국시리즈가 무산된 85년을 제외하고 19번 중 15번(78.9%)에 이른다.

대구〓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양팀 감독의 말

▽김응룡감독(삼성)〓선발인 엘비라가 기대이상으로 잘 던져줬고 강동우가 중요할 때 한방 쳐준 게 승인이다.

임창용은 2차전에 대비해서 9회에 몸을 풀게 했다. 만약 동점됐으면 넣을 수도 있었다(웃음). 첫 경기가 어려웠는데 선수들이 잘 했다. 날씨가 추워 연습경기를 많이 하지 못했는 데 생각외로 선수들이 경기감각을 빨리 찾은 것 같다.

▽김성근감독(LG)〓투수교체시기를 놓쳤다. 김민기가 생각보다 잘 던져 길게 끌고 가려고 했는데 감독 실수였다. 5회 박정환의 좌중간 2루타때는 우익수 마르티네스만 오른쪽으로 당겼어야 했는데 중견수 이병규까지 같이 수비위치를 옮겨 2루타를 허용했다. 벤치에서 오늘 2개를 미스했다. 삼성 엘비라의 바깥쪽 볼에 많이 당했다. 부상중인 김재현은 생각보다 그리 나쁘지 않아 남은 경기에 지명타자 등으로의 기용여부를 생각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