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배우 류자링(가운데)이 3일 홍콩 정부청사 앞에서 한 잡지사가 자신의 누드 사진을 게재한 데 대해 동료 배우들과 함께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홍콩로이터뉴시스
홍콩의 영화계 스타들이 똘똘 뭉쳐 한 여배우의 누드 사진을 무단 게재한 잡지사를 정간시켰다.
홍콩의 최대 대중잡지 ‘동주간(東周刊)’을 소유하고 있는 엠페러(英皇) 그룹의 앨버트 융 회장은 3일 동주간의 발행을 정지시키고 잡지사 관계자를 문책했다고 밝혔다.
동주간은 지난달 30일부터 판매된 최근호의 표지에 ‘강제로 찍은 누드 사진’이라는 제목으로 류자링(劉嘉玲)의 누드사진을 게재했다. 이 사진은 류자링이 12년 전 납치된 상태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잡지에 게재된 사진에는 눈 부분이 모자이크 처리돼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인지 대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그러자 액션 코미디 스타 청룽(成龍·재키 챈), ‘영원한 미남자’ 류더화(劉德華) 등 배우들이 앞장서 잡지사를 규탄했으며 정부 기관에는 잡지사의 인권 침해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350여건의 시민 투서가 쇄도했다. 둥젠화(董建華) 행정장관까지 나서 사태 해결과 재발방지를 다짐해야 할 정도로 항의가 거셌다.당사자인 류자링은 “나를 도와 주시는 분들이나, 나에게 상처 주려는 사람 모두에게 나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며 나 자신을 깊이 믿고 있다고 말해 주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