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시 192편을 모아 ‘한시를 알면 중국이 보인다’를 펴낸 MBC 라디오 오성수 PD. 사진제공 MBC
MBC 라디오 ‘이상운 금보라의 특급작전’(95.9㎒·매일 오후 6·05)의 오성수 PD(45)는 별난 이력을 지니고 있다. 1999년 장편소설 ‘광화문 애서(哀書)’에 이어 최근 ‘한시를 알면 중국이 보인다1, 2’(청동거울)를 냈다. 한시 192편에 대한 해석과 각주, 그리고 각 시에 대한 단상을 담았다.
“말로 수다떠는 건 잘 못해도, 글로 수다떠는 건 잘하죠.(웃음) 짬이 날 때마다 삶에 대한 생각들을 적습니다. 한시는 평소 관심이 있어 개인적으로 공부했죠.”
그가 가장 좋아하는 한시는 이백(李白)의 ‘산중문답(山中問答)’. 특히 두 번째 행 ‘소이부답심자한(笑而不答心自閑)-웃으며 대답하지 않아도 마음 절로 한가롭네’는 즐겨 암송하는 싯구다.
“이시는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요. 요즘 사는게 너무 각박하고 힘들잖아요. 도시인들은 늘 빡빡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지만 쉽지 않죠. 그럴 땐 그저 한시 한 수로 마음을 달래는 게 최고에요.”
이 책에는 그의 직업적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장융(張融)의 별시(別詩)를 존 바에즈의 ‘The River in the Pines’와 대비시키거나 주희(朱熹)의 권학시(勸學詩)를 서유석의 ‘가는 세월’과 함께 소개하기도 했다.
숭실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시절 문학 동아리 활동을 하며 소설가의 꿈을 키웠다. 먹고 사는 일이 바빠 꿈을 접었지만 아직도 글쓰기에 대한 욕심은 간직하고 있다.
“지금도 소설 한 편을 쓰고 있습니다. 꼭 남에게 읽히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 자기 위안의 한 방식이죠. 은퇴하면 글쓰기에 전념하고 싶어요.”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