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 물량이 줄어들고 아파트 청약률이 떨어지는 등 수도권 주택시장이 빠른 속도로 얼어붙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내년에는 전국의 아파트값이 평균 0.5%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6일 건설교통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3·4분기(7∼9월) 중 서울의 아파트 거래건수는 5만31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7280건)보다 8%가량 줄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의 김선덕 소장은 “3·4분기 아파트값이 9.6% 상승하면서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던 점을 감안할 때 매매건수가 줄어든 것은 부동산시장이 초기 불황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주택시장의 사전지표 역할을 하는 아파트 등 주택 건축허가 면적과 건설 실적도 몇 달째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9월 한달 동안 주거용 건축물 허가면적은 367만여㎡(111만평)로 작년 9월(452만여㎡·137만평)보다 18.6% 감소했다. 주거용 건축물의 착공면적도 올 9월에 292만여㎡(88만평)로 작년 같은 달보다 17% 줄었다.
올 1∼3월에 작년 동기 대비 139.3%나 증가했던 주택건설 실적도 4월부터 증가율이 둔화하더니 8월에 접어들어선 오히려 3.7% 줄었고 9월에는 -18.5%로 감소폭이 커졌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6일 △새로 입주할 아파트 물량 증가 △주택 수요 증가세 둔화 △소비심리 약화 등으로 내년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평균 0.5%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전세금 상승률도 2.1%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상한 내년도 물가상승률(3.6%)을 감안할 때 집값이 실질적으로는 떨어진다는 의미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책임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경기 상황이 나빠지면 집값 상승률 자체가 마이너스, 즉 올해보다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